(서울=뉴스1) 조유리 강승지 기자 =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이 '3058명'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의 총장과 학장들이 내년도 모집 인원을 증원 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뜻을 모은 상황에서 여당이 이에 찬성하고 정부와 의료계에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추계위)에서 동결분을 그대로 확정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사태의 당사자인 의대생들은 교육 파행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라 복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의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온라인 회의를 통해 내년도 의대 정원을 2000명이 늘어난 5058명에서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정하자고 합의했다.
또 같은 날 의총협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와 함께 교육부에 공동 기자회견 개최를 제안하며 △2026년 의대 정원을 2024년 정원인 3058명으로 재설정 △2027년 이후 의대 정원은 추계위에서 결정 등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및 여당 인사들은 긴급 비공개 회동을 통해 내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날 오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료인력 수급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동결돼야 한다고 발언해 내년도 정원 확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총협과 KAMC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건의문을 적극 검토해 교육 체계를 바로잡아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다음 날 의대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예정돼 있다. 같은 날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발표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후 공은 추계위로 넘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대 적정 정원을 결정하는 기구인 '의료 인력 수급 추계위' 신설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시켰다. 추계위는 복지부 장관 직속 독립 심의 기구로 총 15인으로 구성되며 과반이 의사 등 공급자단체 추천으로 구성된다.
또 의대 정원을 비롯한 의료 인력 수급에 대한 최종 결정을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해당 법안 부칙에는 추계위에서 내년도 정원을 정하기 어려울 경우, 각 대학 총장이 교육·복지부 장관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모집 인원을 정하도록 했다.
해당 법안이 상임위와 본회의를 거쳐 국회를 최종 통과할 경우 내년도 의대 정원은 총장과 교육·복지부의 정원 합의에 따라 결정되고, 2027학년도 모집 정원부터는 추계위 15인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정해진다.
핵심은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얼마나 복귀하느냐다. 총장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복귀를 전제로 정부와 정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휴학 의대생들과 올해 신입생들의 복귀가 당장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휴학 의대생은 정원 동결 움직임에 대해 "24학번과 25학번이 한 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교육 파행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면서 "5000명에서 2000명을 줄이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상황이 악화하는 게 중단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000명에서 2000명을 줄인 것은 증원분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24, 25학번 수업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내년도를 모집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들이 수업을 다시 듣는 것이 '온전히 학생들의 판단'이라 강제로 복귀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학생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24, 25학번이 겹쳤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다. 여기에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각 대학 총장님의 마음에 공감한다"며 "총장님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의결된 법안의 취지와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입장을 감안해 정부 내에서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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