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3]"미중경쟁·우크라 전쟁에 모든 게 분열… 시간은 북한 편"

수미 테리 연구원, 박원곤 교수와 '북핵·한반도 정세' 대담
"김정은, 핵 포기 안 할 것… 한미일 협력 강화로 대응해야"

수미 테리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왼쪽)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 참석, '북핵과 한반도 정세 전망'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2023.4.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수미 테리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왼쪽)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 참석, '북핵과 한반도 정세 전망'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2023.4.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미중경쟁에 관심이 쏠리면서 북한은 계속 (핵·미사일 개발의) 길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김정은이나 북한의 엘리트 계층이 아닌 주민들만 고통 받고 있다. 시간은 북한 편이다."

수미 테리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중국·러시아가 계속 '방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테리 국장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 중 '북핵과 한반도 정세 전망' 주제로 진행한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북한이 여러 군사훈련을 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그들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면서 "어떤 보복도 없었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행동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러시아는 (북한에) 제재도, 압박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은 작년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한 이래로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의 무력도발을 벌여왔다. 그러나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 양국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안보리 회의가 소집될 때마다 매번 공동 대응 논의에 제동을 걸면서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해왔다.

테리 국장은 "북한의 ICBM 사정거리가 더 길어졌지만, 이젠 미국 국민들조차도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최근 '화성-18형'을 발사했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며 "그런 측면을 봤을 때 시간은 북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국장은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긴 하지만,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결렬)을 계기로 김정은은 더 이상 '대화'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 같다"며 "시간을 벌면서 (핵·미사일) 능력을 개발하고 나중에 미국과 협상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내에서 대북정책의 우선순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테리 국장은 "좌절감·실망감에 공감한다"면서도 "바이든 정부도 노력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북한 측에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김정은의 계산은 '지금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북미 간 교착 국면을 풀 수 있는 해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수미 테리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아시아국장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 참석, '북핵과 한반도 정세 전망'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2023.4.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수미 테리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아시아국장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 참석, '북핵과 한반도 정세 전망'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2023.4.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테리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경쟁 심화로 모든 게 분열되고 양극화됐다"며 "중·러는 북한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기대할 수도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테리 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즉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할 경우 그 초기 단계부터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남북한 상호 신뢰 구축을 정치·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론적으론 좋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성과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리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도 동영상을 보여주며 부동산 개발 등 (북한에)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며 "김정은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담대한 구상'은) 그 자체론 훌륭하지만 실용적 성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 같다"고 부연했다.

테리 국장은 '미국이 북핵 방어를 위한 선택지로 선제공격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박 교수의 물음엔 "선제공격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지 않다"며 "한반도는 아프가니스탄과 달라서 전면전을 상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일본과의 협력 및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게 현실적인 (대북) 선택지"라며 "'어떤 공격이든 (미국이) 반드시 대응한다'는 걸 신뢰할 수 있도록, '강경하게 행동하겠다'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리 국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실효성에 관한 질문엔 "그래야(실효성을 가져야) 한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선제사용 위협까지 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는 비현실적 목표다.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북한 비핵화가 어렵다는 걸) 정책적으로 얘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리 국장은 "북한이 (군사적으로) 행동했을 땐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며 "어떻게든 대응해야 하고, 한미일 3국 간 협력 강화도 그 대응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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