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곧 광물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파국 이후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면서 젤렌스키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방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5일(현지시간) 광물 협정 결렬에 따른 책임을 물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이어 정보 공유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면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우크라이나로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정보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목표물을 식별하고 공격하는 데 필수적이어서, 수개월은 버틸 수 있는 미국의 무기 지원 중단보다 더 위협적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요구했던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위한 밑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의하면 트럼프 측근 4명은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야권의 주요 반(反)젤렌스키 인사들과 비밀리에 회동해 조기 대선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트럼프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전향적인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 백악관 충돌로 불발됐던 광물협정에 다시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전했다. 미국의 지원 없이 현실적으로 러시아와 전쟁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광물협정에서 한발 나아가 종전 회담을 위한 실무협상도 준비하고 있다. 광물협정은 종전 협상의 첫 번째 단추로 여겨진다. 젤렌스키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통화했다며 "다음 주에 첫 결과를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도 중재에 나섰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종전 협상에서 발을 뺀다면 자칫 유럽 전체 안보 위기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및 젤렌스키와 함께 미국 방문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우크라이나 파병을 제안하며 유럽 차원의 종전 논의를 이끌고 있다.
이 자리에서 평화안을 제안할 가능성도 대두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와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며칠 내로 평화안을 확정하고 이를 미국에 제안할 계획이다.
BBC는 "아마도 젤렌스키의 정치적 선택지는 고갈됐을 것"이라며 "유럽 동맹국조차 미국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기에 여전히 미국은 젤렌스키에게 유일한 희망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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