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달]관세·영토·이념·전쟁 모두 "내가 법"…제왕의 귀환

동맹국 안가리는 무차별 관세에 세계 휘청…그린란드·파나마운하·가자지구 잇단 도발
유럽 극우 지지하고 푸틴 편들며 '꼬이는 국제질서'…미국 내 일방통행도 폭주 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19일(현지시간) 취임 하루를 앞두고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MAGA 대선 승리 축하 집회서 "우리는 미래에 서명할 것이 많다. 걱정할 필요 없다.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2025.01,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19일(현지시간) 취임 하루를 앞두고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MAGA 대선 승리 축하 집회서 "우리는 미래에 서명할 것이 많다. 걱정할 필요 없다.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2025.01,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이달 20일로 한 달을 맞는다. 강한 말과 정책을 내놓으며 상대의 기를 꺾어놓고 시작하는 게 트럼프의 '협상의 기술'인 것을 세계는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 1기 때보다 더 강하고 독해진 정책과 야심에, 세계는 경악하고 휘청거렸다.

트럼프의 공격은 대외적으로는 동맹이든 적대국이든 가리지 않고 오직 미국의 이익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관세전쟁으로 요약되는 경제뿐 아니라 타국 영토에 대한 분별 없는 욕심이 여과 없이 쏟아졌고, 본인의 극우적 성향을 유럽 등 국제사회에 이식하려는 속내도 감추지 않았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주로 성소수자나 이민자를 겨냥하는가 하면 절차적·사법적 요건마저 무력화해 오랜 기간 미국이 쌓아온 민주주의 가치가 순식간에 붕괴 위기에 처했다.

동맹국·적국 가리지 않고 관세전쟁 선포

한 달 동안 트럼프가 세계에 가장 실질적인 위협으로 던진 것은 관세다. 강력한 미국 소비시장의 힘을 뒷배 삼아 거의 모든 나라들에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취임 보름만인 2월 4일부터 중국 수입품에 10%,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섰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발효 직전 한 달 유예가 이뤄졌지만 중국은 그대로 발효됐다.

10일에는 모든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관세는 3월 12일부터 적용된다. 지난 13일에는 본인이 "오늘은 큰 것(big one)이 온다"며 큰 의미를 부여한 상호관세 행정명령 서명이 이뤄졌다. 4월 1일 이후 시행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의 관세는 물론 환율, 비관세장벽, 보조금 등을 모두 반영해 매겨진다. 상대국의 거의 모든 정책을 문제삼을 수 있는 마법의 카드다. 수입차에 대해서는 오는 4월 2일께 관세를 예고하는 등 품목별 관세 공격도 이어진다. 트럼프는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본문 이미지 -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노골적 영토 야욕…각국 국민들 '반미'로 내몰아

미국 확장, 즉 영토에 대한 야욕은 취임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취임 전인 1월 7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기자회견에서 그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적·경제적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는 미국의 51번째 주로 들어오라고 도발했다.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이 압권이었다.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인 통치를 맡길 수 없다며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소유해 개발하겠다"는 폭탄을 던졌다. 11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선 "우리는 가자지구를 살 이유가 없다. 사지 않고 가질 것"이라고 말해 말문을 잃게 했다.

취임 첫날엔 멕시코의 반발은 아랑곳 않고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를 어기는 언론사는 대통령 집무실과 전용기 출입이 금지됐다.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윗집 캐나다는 트럼프 취임 후 관세전쟁 와중에도 끊임없는 51번째 주 조롱까지 감수하고 있다. 캐나다에선 반미 정서가 끓어오르고 있다.

머스크·밴스, 유럽 극우 공개적 지지…트럼프도 옹호

일론 머스크와 JD 밴스 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다른 나라의 극우를 적극 지지하면서 정치에 개입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그는 AfD 알리스 바이델 공동 대표와 공개 대화를 나누거나 AfD 유세에 지지영상을 보내기도 보내기도 했는데 당시 영상에서 그는 AfD에 대해 "당신들은 독일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최고의 희망"이라고 칭찬했다.

나치 논란까지 번진 머스크의 행동은 유럽의 반발을 샀지만, 밴스 부통령은 혐오 발언 규제를 통해 극우세력의 부상을 막으려는 유럽 주요국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되레 역정을 냈다. 그는 AfD의 바이델 대표와도 회동하며 유럽 극우를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밴스와 머스크를 두둔하며 "유럽이 표현의 자유를 잃고 있다"고 했다.

본문 이미지 - 사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사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전쟁도 트럼프 마음대로…미국 내에서도 무소불위 폭주

트럼프는 전쟁의 방향도 이상한 곳으로 틀어버렸다. 가자지구는 휴전을 위태롭게 지속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던진 가자 주민 강제 이주 및 점령 구상 때문에 아랍 세계가 골머리를 앓게 됐고 휴전 및 재건 문제가 꼬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의 노력은 평가할 수 있지만 시작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편드는 듯한 언행은 종전 협상의 끝을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전제로 하는 거냐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어떻게 보장될 것이냐가 핵심이지만 트럼프는 이를 유럽에 떠넘기면서 우크라이나 희토류 광물자원에만 눈독을 들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내적으로도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르며 연방 정부의 대량 해고, 불법 이민자 무차별 단속 추방, 의사당 폭동 가담자 무더기 사면, 해외원조 중단 및 국제개발처 폐지, '출생시민권' 폐지, 성전환자의 지원 중단 등 폭력적인 행정명령이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9일 발표된 CBS/유고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지지율 53%를 기록, 1기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미국은 여러모로 아직 혼란스럽다.

kym@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