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시리아 정권을 군사 타격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 당시 "최대의 정치적인 용기를 필요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 역시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중에 그러했듯 군사적 개입을 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았지만 군사 행동은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공개된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젊은 병사들을 위험이 뻔한 지역에 보내는 문제는 항상 내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결정한 뒤 파견지에서 20대 초반의 군인들을 목격했고, 그 때 이러한 젊은이들을 험지로 모는 결정은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사실 최대한의 정치적인 용기를 필요로 했던 결정이 화학무기 사용 이후 시리아 정권을 폭격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군사적 조치를 하지 않고) 대신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폐기할 것을 정권 측과 협상하기로 한 그 결정 말이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내전을 치르던 시리아 정권이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자 화학무기 사용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규정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가 이를 넘을 시 군사 개입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아사드 정권이 2013년 실제 자국민을 향해 화학무기를 대거 살포한 뒤에도 그러한 적이 없다. 대신 외교적 접근법을 통해 시리아가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서명하도록 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신임 행정부가 출범한 뒤 시리아 정권이 민간인을 향해 또 다시 대규모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경악하며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공습을 지시했다.
오바마 정권이 군사 개입을 하지 않는 '유약한' 결정을 통해 독재자 아사드의 화학무기 오용을 완전히 뿌리뽑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러한 지적을 일부분 인정했다. 그는 폐기하기로 한 화학무기의 "일부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됐으니, (내 결정은) 불완전한 해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 하나 주지할 부분은 우리가 화기를 단 한 차례도 발포할 필요 없이 99%의 어마어마한 화학무기 비축량을 제거했다는 점"이라며 결정의 정당성을 재차 옹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란 국민으로부터 즉각적 호응을 받는 군사적 조치에 이끌리기 쉽다면서도, 이는 결단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군사행동에는 고려해야 할 측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내 결정이 특히나 힘들었던 이유는, 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칭찬을 받기 마련이고 그렇지 않으면 비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되면 알게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날 발표된 인터뷰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손주인 잭 슐로스버그와 지난주 진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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