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이 배달앱 시장 확대를 본격 추진하면서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22일 중국 훙싱신문 등에 따르면 징둥은 최근 '모든 라이더 형제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최근 경쟁 플랫폼이 '양자택일'의 게임을 시작하면서 라이더들의 수입이 16~25% 감소할 수 있다"며 "징둥은 파트타임 라이더에게 절대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고 각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주문을 받아 배달원들의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
향후 3개월간 전업 라이더 채용 규모를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징둥이 언급한 '양자택일' 게임은 배달앱 1위 업체 메이퇀이 자사 라이더들이 징둥 라이더를 겸할 경우 해당 계정을 차단할 것이라는 소문을 겨냥한 것이다.
결국 메이퇀은 입장문을 통해 라이더의 주문을 제한한 적이 없으며 징둥을 겨냥해 오히려 '특정 플랫폼'이 라이더의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징둥 소속 풀타임 라이더가 다른 플랫폼의 주문을 수행할 수 없도록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중국 배달 시장은 급성장했다. 올해 배달 시장 규모는 1조6357억 위안(약 3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터넷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배달 사용자 수는 5억4500만 명 수준이다. 배달앱을 통해 음식뿐 아니라 신선식품, 의약품, 일상용품 등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중이다.
그중에서 메이퇀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계열의 어러마의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징둥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엔 창업자 류창둥이 직접 고객에게 배달을 하는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하기도 했다. 지난해 포브스 기준 류창둥의 자산 규모는 74억 달러로 중국 내 부호 순위 42위에 올라 있다.
징둥은 연초 배달 서비스 사업 강화를 위해 품질이 입증된 음식점이 5월 1일까지 입점할 경우 연간 입점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으며 가맹 수수료는 5%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메이퇀의 수수료율은 이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배달앱 최초로 전업 라이더들에 사회보험비를, 겸업 라이더들에게는 의료보험을 납부해주는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바왕차지 등 중국 주요 프랜차이즈를 배달 앱으로 입점시키고 향후 1년간 100억 위안 규모의 인센티브도 지급하기 시작했다. 실제 징둥을 통해 스타벅스 초코 프라푸치노를 구매할 경우 25위안에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어러마(34위안), 메이퇀(자체 쿠폰 적용 후 26위안)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배송 시간이 20분 이상 지연되는 주문에 대해서는 돈을 받지 않기로 하고 배송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담팀도 구성했다.
라이더들도 건당 배송료가 높은 징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 라이더는 현지 언론에 "징둥의 배달 단가가 다른 플랫폼 대비 최소 1~2위안 높다"며 "다만 메이퇀, 어러마 등 기존 플랫폼들의 경우 주문 건수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당장 징둥으로 전환하기보다 한동안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징둥의 공격적 시장 공략 정책이 기존 가맹점을 얼마나 유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징둥의 수수료율이 경쟁사 대비 낮은 건 사실이지만 기존 플랫폼을 통한 주문량이 더 많고, 징둥의 보조금과 같은 정책이 얼마나 더 지속 가능할지 불투명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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