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1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간접적 협상만 가능하다"는 이란의 종전 입장과 달리 백악관은 이 회담이 "직접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이란인들과 직접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나는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직접 회담, 같은 방에서 직접 대화하는 것의 의의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오만에서 열리며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문제 특사가 참석한다.
앞서 아라그치 장관은 8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서 "이란과 미국은 12일 오만에서 간접적 고위급 회담을 위해 만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7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며 12일 이란과 미국이 고위급 회담을 갖고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배제해 왔다. 지난달 '2개월 이내에 새로운 핵 협정을 도출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 제안을 "속임수"라고 거부했다.
아라그치 장관도 "이란의 정책은 '최대 압박' 정책과 군사적 위협하에 직접 협상하지 않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간접 협상은 계속될 수 있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한편 하메네이의 수석 보좌관인 알리 샴카니는 11일 엑스에서 "이란은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쇼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공정한 합의를 모색하고 있으며 중요하고 실행 가능한 제안이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과의 간접 협상을 위한 완전한 권한을 갖고" 오만으로 향하고 있다며 미국이 선의를 보이면 앞으로의 길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위협에 대해서는 "유엔 핵 감시단의 추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해 "농축 물질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담의 의제도 관건이다. 미국 등 서방은 이란과의 협상에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이란의 중동 지역에서의 역할 등도 논의하기를 원하지만, 이란은 핵 프로그램만 의제에 올릴 것을 주장한다. 이에 대해 마지드 타흐트 라반치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 측이 관련 없는 문제와 요구를 제기하지 않고 위협과 협박을 하지 않는다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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