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난해 11월 휴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교전을 벌이며 중동 정세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지휘 센터와 수십 개의 로켓 발사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7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낮 12시와 오후 8시, 두 차례에 걸쳐 레바논에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레바논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이라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 6발이 발사됐고, 그중 3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레바논에서 수십 개의 헤즈볼라 목표물에 대한 두 번째 공습을 명령했다"며 "이 공습은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 공격에 대한 대응이며, 오늘 아침 있었던 첫 번째 공습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측은 이러한 교전이 새로운 전쟁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남부 국경에서 군사 작전을 재개하면 국가를 새로운 전쟁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세프 라기 레바논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침략과 긴장 고조를 중단하고 남부 국경의 위험한 상황을 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이뤄진 공격에 있어서 공격을 누가 했든 레바논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츠 장관은 "레바논 정부는 자국 영토에서 발생한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일축했다.
국제사회는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은 "폭력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고, 양측 간 휴전을 중재한 프랑스는 이스라엘에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요르단도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을 중단하기 위한 즉각적인 국제적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27일 휴전안에 합의했다.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에는 양측이 60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군을 철수하며 레바논군은 중화기를 리타니강 북쪽으로 옮기는 내용이 담겼다. 또 레바논 정규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만 남는 것이 협상 내용에 포함됐다.
다만 이스라엘은 레바논이 접경지에 전초기지를 유지해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레바논을 향한 공습을 이어왔다.

특히나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휴전 이후 공격을 2개월 만에 재개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공습과 함께 지상 작전까지 재개하며 중동 전운은 고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핵 합의 체결까지 2달의 데드라인을 통보했는데, 이란이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부할 경우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향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다음 달 중 중동에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추가 배치하며 중동 압박에 나섰다. 현재 중동 지역에 머무르는 트루먼호도 최소 한 달 더 현지에서 작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해 칼빈슨호까지 중동에 배치되면 중동 지역에 2대의 항모가 배치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후티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데 이어 19일에는 이란에 후티 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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