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본 시장의 폭락에 결국 항복했지만 미국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매도세가 멈출지는 미지수라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적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90일 유예 결정에 투자자들은 충격과 체념 섞인 반응을 보이며 뉴욕 증시의 하루 폭등으로 광범위한 매도세가 끝날지 의구심을 표했다.
나트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디 브레너 국제 채권책임자는 FT에 "트럼프가 시장에 항복한 것으로 대중 관세만 유지해 체면을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본 관세 10%는 유지되고 보복에 나선 중국에 대한 관세 125%는 즉시 발효된다.
쏜버그투자관리의 크리스찬 호프만 채권 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무역 전쟁의 범주를 줄이고 다른 정책 분야로 초점을 옮기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숲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호프만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대통령의 트윗에서 벗어나 경제 데이터로 돌리며 피해를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을 제외한 상호관세 중단이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을 피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무역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비중국 수입이 급증해 2분기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씨티그룹은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금융시장이 이제 선진국이 아니라 신흥국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흥국에서는 정책이 급격하게 변하고 무한정 쏟아져 나오며 통화부터 채권, 주식까지 모든 자신이 큰 폭으로 오르내린다.
범유럽 증권거래소 운영업체인 유로넥스트의 스테판 부이나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프랑스 인터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진국이라기보다 신흥국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이나는 1월 트럼프 취임한 이후 투자자들이 불확실성과 씨름해야 했다며 "결정의 변동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시스템에 확산되어 탐색하기 어려운 일종의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상호관세 유예 발표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넘게 뛰면서 2001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나타냈다.
앞선 4거래일 동안 뉴욕 증시가 관세 폭탄 불안으로 폭락하며 극심한 변동장세를 연출했다. 네 번의 거래 세션 동안 S&P 500 지수는 12%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13% 이상 추락했는데 팬데믹 이후 최대 손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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