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언급하며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주 정책결정에 나섰던 일본, 영국은 물론 심지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까지 모두 금리를 동결하며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연준이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금리를 동결한 다음날인 20일(현지시간) 영란은행은 금리인하를 중단했고 스웨덴 릭스방크는 완화(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영란은행 회의록에서는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는 6주 전 회의보다 2배 이상 많은 15번이나 언급됐다. 연준의 금리동결 몇 시간 전 19일 일본은행도 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0일 연설에서 트럼프 관세와 유럽의 보복 가능성으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0.5%포인트(p) 더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도네시아, 대만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 역시 관세 부담으로 이번주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 금리 동결이고, 현재로선 더욱 불투명해보이는 미래를 관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 S&P글로벌마켓의 켄 와트레트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관세 불확실성이 확산하면 글로벌 경착륙의 위험이 커진다"며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 척도는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연준이 새로 내놓은 전망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성장률 전망은 낮추고 인플레이션 전망은 높여 잡았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전망이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수정됐다"며 "성명서, 경제전망요약, 기자회견 모두 관세의 유령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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