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내나 딸이 아이를 낳지 않자 몰래 대리모를 고용한 중국 남성들이 현지에서 논란이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에 사는 궈 씨(53)는 지난 2022년 9월 퇴근 후 귀가했을 때 집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대학생 여성을 마주쳤다.
이 여성은 궈 씨에게 "이 아이는 나와 당신 남편 사이에서 낳은 것이고, 저는 대리모로 고용됐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궈 씨와 남편에게는 스물 아홉살인 외동딸이 있는데, 그 딸은 결혼하거나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자 궈 씨 남편은 딸 허락 없이 대리모를 이용해 기어코 손주뻘의 늦둥이를 품에 안은 것이었다.
궈 씨 남편은 딸에게 "너의 선택은 내가 결코 할아버지가 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 내가 널 키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냐?"며 "중국 전통문화에 따르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효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여자 아기가 너무 귀엽고 건강해서 다음에는 대리모 사무실에 남자아이, 즉 손자를 낳아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궈 씨는 "화가 났다. 남편과 이혼하겠다"고 분노했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내 궈 씨의 신분증을 훔쳐 이 아이의 아버지가 자신이고, 궈 씨가 어머니라는 출생증명서를 신청했다.
궈 씨 부부의 딸은 "아빠는 혼자서 아기를 키울 수 없다. 부모님이 이혼하면 아이를 양육해야 할 법적 의무를 떠안게 될까 봐 걱정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궈 씨 부부 사례 외에도 중국 허난성 출신 62세 남성 A 씨는 아들을 갖고 싶어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대리모를 고용했다.
A 씨의 딸은 "아버지가 오랫동안 아들을 원했다.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된 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아이를 하나 더 낳으라고 했다"며 "하지만 어머니는 거의 50세였고, 또 다른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대리모 회사는 아버지 A 씨에게 54만 위안(약 1억800만 원)을 청구했고, 아기는 남자아이가 될 거라고 보장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대리모 출산은 불법이며 정부는 이를 단속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리모가 불법인 것을 지지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들의 자궁은 그저 이용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쩌면 미래에는 데이트하는 커플이 형제자매인지 DNA를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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