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달걀값 폭등에 미국 국경 지역에서 달걀 밀반입 적발 사례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 엘패소 국경 요원들은 지난 달 한 픽업트럭의 좌석과 여분 타이어에 숨겨진 64파운드(약 29㎏) 상당의 메스암페타민을 적발해 압수했다. 그러나 이들이 더욱 주목한 것은 트럭에 실려 있던 달걀이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이른바 '달걀 밀반입' 적발 건수는 이번 회계연도 들어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텍사스 국경 일부 지역에서는 54% 증가했으며, 특히 샌디에이고에서는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농무부는 질병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공식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은 달걀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CBP 엘패소 대변인 로저 마이어는 "가격 차이가 (밀반입이 늘어나는) 원인"이라며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달걀 가격이 미국 내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CBP에 따르면 국경을 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공식적인 달걀 수입이 금지된 사실을 모른 채 개인적 용도로 30개 들이 달걀 상자를 들여온다.
이들은 국경을 넘기 전 달걀을 갖고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사실대로 고백한다. 이 경우 달걀은 압수되지만 벌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밀반입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질문에 잡아떼다가 의심스러운 차량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2차 질의 과정에서 적발된다.
마이어 대변인은 "담요 아래 등에 달걀을 몰래 숨겨둔다"며 "일부는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두 번째 질문은 이미 우리가 몇 차례 고지를 한 이후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조류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수백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되며 달걀 한 알당 가격이 최대 1800원까지 치솟았다. 농무부는 올 한 해 달걀값이 41.1%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에 최근 유럽 주요 달걀 생산국에 미국으로 달걀을 수출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