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겸손한 수호자" 교황 선종에 14억 신도들 애도 물결

고향 아르헨티나 주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조문 회의에서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조문 회의에서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는 소식에 14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 애도 물결이 일었다.

이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은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해 방문한 여행객들과 순례자들로 붐볐다. 전날인 부활절까지만 해도 교황은 오픈카를 타고 깜짝 등장해 "비바 일 파파!(교황 만세!)"를 외치는 신도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광장 인근 보석 가게에서 일하는 레티시아 바르토치는 "우리는 바로 여기서 차를 타고 지나가는 (교황을) 봤다"며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는 건 정말 충격"이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본문 이미지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필리핀 케손시의 쿠바오 대성당에서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사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필리핀 케손시의 쿠바오 대성당에서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사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어제까지만 해도 건강해 보였는데…가슴에 멍든 것 같아"

햇빛이 쨍쨍한 날씨에 산책을 즐기던 로마 시민들까지 추모 행렬에 합류하면서 슬픈 분위기가 점차 광장에 퍼져갔다. 정오에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종이 울리자, 군중 위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미국에서 온 은퇴 신부 바차이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교황의 갑작스러운 선종을 "가슴에 멍이 든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전날 공개석상에 나타났을 땐 건강해 보였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고 슬펐다"고 말했다.

가나에서 남편과 함께 아이를 데리고 로마를 찾은 여행객 수 라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을 만나고 싶었던 것 같다"며 "그가 평화롭게 안식하기를 바란다. 그는 이 세상에서 아주 잘 해냈다. 그는 약자를 보호하고 싶어 했다"며 그를 추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인 남미 아르헨티나의 신도들은 교황의 선종 소식을 접하고 큰 슬픔을 표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주민 니콜라스 코르도바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특히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지지해 준 그의 발언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비엔나의 성 스테판 대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월요일 미사에서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비엔나의 성 스테판 대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월요일 미사에서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항상 관심을 가져주셨다"

가톨릭 신자들은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콩고민주공화국 등 전쟁 지역에 대한 교황의 연민을 회상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장악 지역인 부카부의 한 성당에 방문한 신자 파이다 나빈투는 "교황은 반복적인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리나라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 주었다"고 애도했다.

9개월간의 순례 여행 끝에 예루살렘의 성묘 교회에 다다른 독일인 다비트 지벤(25)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이 기독교의 여러 분파 간 이해를 증진하려는 그의 노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벤은 "다음 교황도 사랑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따라 정교회와 가톨릭 간의 연합을 지속적으로 이뤄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폴란드의 연금 생활자인 베아타 볼스카는 바티칸이 아닌 로마의 한 대성당 나무관에 묻히기로 한 교황의 결정을 존경한다며 "거룩함이란 자기 자신이 정의하는 게 아니라 삶의 방식에 관한 것"이라며 그를 추모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민 로사네 히베이루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독특하고 비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세상을 위해 기도했던 10점 만점의 10점짜리 사제였고, 부활절이라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시기에 선종했다"며 그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서울에 사는 가톨릭 신자 A 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숨진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위해 기도해 준 것을 기억하고 감사한다고 밝혔다.

A 씨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세상이 복잡한 도전에 직면할 때 교황은 항상 그것을 걱정해 준다"며 "나는 항상 그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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