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아이티 독립' 대가로 배상금 강제했던 佛, 그 여파 조사한다

프랑스, 아이티에 1억5000만프랑 요구…122년 간 채무 상환
"프랑스, 구 식민지서 영향력 잃어…배상금 반환이 이미지 회복 도울 것"

22일(현지시간) 갱단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집을 떠나온 피난민들의 텐트가 보인다. 2024.05.2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22일(현지시간) 갱단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집을 떠나온 피난민들의 텐트가 보인다. 2024.05.2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아이티 식민 지배와 독립을 대가로 배상금을 청구한 역사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과 BBC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였던 아이티를 독립국으로 인정해주는 대가로 배상금을 요구한 지 꼭 200년이 되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아이티 합동조사위원회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역사의 진실을 인정한다는 건 잊거나 지우길 거부하는 것"이라며 "프랑스에도 이는 진실의 일부에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배상금은 신생 국가가 자유에 대가를 치르게 했고 건국 초기부터 역사의 부당한 힘에 직면했다"며 "작업이 완료되면 위원회는 양국 정부에 권고안을 제시해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위원회는 프랑스와 아이티의 역사학자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프랑스가 과거 아이티에 요구했던 독립 배상금이 아이티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뒤 양국 정부에 합의문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이티는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지만 1825년 4월 17일 프랑스는 독립의 대가로 1억5000만프랑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이후 금액은 9000만프랑으로 탕감됐지만 아이티는 이 빚을 122년에 걸쳐 갚아야 했고 1947년에 이르러서야 프랑스와 채무 관계를 청산했다. 오랜 기간 배상금 상환에 시달린 아이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안정한 국가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됐다.

이는 아이티 국민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켰고 프랑스가 배상금을 환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노예제도의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독립 배상금을 반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논의를 회피해 왔다.

아이티 출신 작가 모니크 클레스카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세계에서, 특히 구 식민지 국가들을 포함한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잃고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이 채무의 부당함을 인정한다면 프랑스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티는 지금까지도 불안한 치안 상황과 경제적 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3년 7월에는 갱단이 포르토프랭스 대부분을 장악하고 주민들을 상대로 살인과 납치, 성폭력 등 폭력 사태를 자행했다. 지난해 갱단 폭력 사태로 발생한 사망자는 5500명 이상이며 100만명 이상이 피난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본문 이미지 - 12일(현지시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거리에서 타이어들이 불에 타며 연기를 내뿜고 있는 가운데 한 무리의 남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 2024.03.12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12일(현지시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거리에서 타이어들이 불에 타며 연기를 내뿜고 있는 가운데 한 무리의 남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 2024.03.12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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