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다음 주 예정된 애플과 메타에 대한 벌금 부과를 최소 금액으로 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사안에 정통한 관리들에 따르면 EU는 디지털 시장법(DMA)을 위반한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와 애플에 대한 처벌을 다음 주 발표한다. 애플은 앱 스토어가 소비자를 플랫폼 외부의 상품으로 연결하는 것을 막은 것에 대해 조사를 그간 받았다. 조사 결과 EU는 앱 스토어 규칙을 수정하라는 명령과 벌금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벌금 규모가 당초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인 규정에 비해 대폭 낮은 금액이 되리라는 것이다.
애플에는 웹 브라우저 선택 화면의 디자인 관련한 또 다른 조사가 있었는데 규제당국은 이에 대해서는 아예 추가 제재 없이 조사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데이터 추적에 동의하거나 그것을 원하지 않으면 구독료를 내고 광고 없이 즐기라며 "지불 또는 동의"를 강제로 사용자에게 클릭하도록 한 점을 조사받았다. 그리고 이번에 이를 변경하라는 명령과 함께 벌금을 부과받게 되는데, 이 역시 매우 적은 금액이 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거대 기술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디지털 시장법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EU에서 본격 시행됐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 법이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데다가 해당 기업들이 이 결정에 대해 소송을 일으킬 수 있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관리들은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새 EU 집행위원회의 초점은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것보다는 거대 기술기업이 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EU의 결정은 가뜩이나 관세로 부딪치고 있는 양측의 싸움이 더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 기업에 대한 EU의 벌금을 "일종의 세금"이라고 직접 공격하고 기술 기업에 대한 벌금을 "해외 강탈"이라고 표현해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EU가 미국 IT 기업에 크든 작든 벌금을 부과하면 미국 정부의 반발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FT는 보았다. 지난달 공개된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는 해외에서 운영되는 미국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세금 및 규정 또는 정책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이것은 EU 집행위원회의 중대한 시험"이라면서 "미국 기술 회사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인해 대서양 긴장이 고조되고 보복 조치를 유발해 궁극적으로 회원국과 유럽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EU의 결정은 28일에 EU의 27개 회원국 대표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벌금에 대한 발표는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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