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에르도안 정적' 투옥 후 연일 반정부 시위…1100명 체포

'22년 장기집권' 에르도안에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
"에르도안 반대자 있을 때마다 그들은 감옥에 갇혀"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청 인근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튀르키예 전역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약 1100명이 체포됐다. 25.03.24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청 인근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튀르키예 전역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약 1100명이 체포됐다. 25.03.24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투옥되며 튀르키예 전역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확산한 가운데 1100여 명이 체포됐다.

24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튀르키예 당국은 경찰이 이날 언론인 등을 포함해 1100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부 장관은 시위가 시작된 이래로 경찰이 불법 활동 혐의로 1133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스탄불의 여러 대학에서 "우리는 두렵지 않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사용하는 등 충돌이 있었다.

이스탄불 시청 근처에서 시위에 참여한 페르하트는 AFP통신에 "에르도안에게 강력한 반대자가 있을 때마다 그들은 항상 감옥에 갇히게 된다"며 "지금 튀르키예에는 독재 정권만 있다"고 지적했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주 이마모을루 시장이 체포된 이후 이스탄불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튀르키예 81개 주(州) 중 55개 이상으로 확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위를 비난하며 "정부는 "파괴 행위나 거리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공공질서를 방해하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튀르키예 정치권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마모을루 시장을 비롯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연이어 정치적 공격을 받는 상황이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해 3월 지방선거 당시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인민민주회의(HDK)와 동맹을 맺은 혐의로 전날 체포됐다. 검찰은 또 이마모을루 시장이 사업가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마모을루 시장은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내부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이 유력하지만, 사법 리스크 등으로 후보직에 오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18일 모교인 이스탄불 대학으로부터 학위도 취소당했다. 튀르키예에서는 학부 학위가 없으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스탄불 법원은 전날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구금을 연장하기로 결정했고, 이마모을루 시장은 "상상할 수 없는 비난과 중상모략"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2014년 의원내각제 시절 총리를 지냈고, 2014년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19년, 2023년 재선에 성공하며 22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튀르키예 헌법상 중임 대통령이 조기 대선으로 재임에 성공할 경우 임기를 한 차례 더 연장할 수 있는데, 임기가 2028년까지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치르면 2033년까지 약 30년간 집권하게 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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