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잃은 바그너 근황은…아프리카서 영향력 건재·우크라戰 복귀설[딥포커스]

푸틴, 바그너 고위급 인물과 회담…우크라전에 용병 투입 시사
아프리카서도 여전히 병력 유지…러 정부가 장악 시도 중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포로홉스코예 묘지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묘지에 장미 꽃에 둘러 싸인 사진이 보인다. 2023.8.31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포로홉스코예 묘지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묘지에 장미 꽃에 둘러 싸인 사진이 보인다. 2023.8.31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 용병 조직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후 약 한 달이 흘렀다. 대다수 관측통들은 그의 사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별개로 전문가들은 수장이 사라진 바그너그룹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그 이유는 추락한 비행기에는 프리고진의 측근인 드미트리 우트킨과 군수 책임자인 발레리 체칼로프도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해 있었기 때문에 리더십 공백이 명백해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바그너그룹이 사실상 해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1일 외신을 종합하면 프리고진 사망 이후 한 달이 지난 현재 러시아 정부는 오히려 바그너그룹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조직이 소유한 아프리카 사업권을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최근에는 새로운 지휘관을 임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바그너 용병을 재투입할 것을 시사했다.

지난 5월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의 파괴된 건물 지붕에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병사들이 국기와 깃발을 흔들며 점령을 환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5월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의 파괴된 건물 지붕에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병사들이 국기와 깃발을 흔들며 점령을 환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戰의 베테랑…다시 전선 복귀했나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현재 바그너그룹의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지역, 특히 아프리카에서 불안정하고 폭력적이고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고 보고 있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는 29일 전황 업데이트에서 "최근 몇 주 동안 바그너 그룹 민간 군사 회사 (PMC)에 소속되었던 최대 수백 명의 전투원이 개인 및 소규모 그룹으로 우크라이나로 재배치되어 다양한 친러시아 부대를 위해 싸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재배치된 인원의 정확한 현황은 불분명하지만, 개인이 러시아 국방부 공식 부대 및 기타 PMC의 일부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이 바흐무트 등에서 싸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전선과 현지 지형 등에 익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9일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창립멤버이기도 한 안드레이 트로셰프를 만난 영상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로셰프에게 "당신들은 1년 이상 전투를 해 왔고 그 전투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고 있다"라며 "그곳에서 전투를 다시 잘 수행하기 위해 선결돼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29일에도 프리고진을 비롯한 바그너그룹 지휘관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트로셰프의 호출 부호이기도 한 "세도이"(회색 머리카락을 뜻하는 단어) 밑에서 전투를 지속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트로셰프는 바그너의 고위 지휘관이자 전직 러시아군 대령 출신으로, 체첸과 시리아 등지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특히 시리아에서는 바샤드 알 아사드 정권을 도와 반군을 상대로 싸웠다. 이 때문에 트로셰프는 지난 2021년 12월 유럽연합(EU)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러시아 정부가 푸틴 대통려과 트로셰프의 만남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바그너그룹을 러시아 정부가 직접 통제하겠다는 목표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최근 국민의 불만 여론을 의식한 푸틴 대통령은 추가 징병은 없다고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바그너그룹과 같은 용병 조직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6일(현지시간) 중앙아프리카 방기 지역에서 포스탱 아르상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주변에 있는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목격됐다. 2023.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16일(현지시간) 중앙아프리카 방기 지역에서 포스탱 아르상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주변에 있는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목격됐다. 2023.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바그너그룹 아프리카서 영향력 건재…러 정부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그룹의 광대한 아프리카 상업 네트워크를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의 주요 고객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CNN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아프리카에서 바그너 용병이 "실질적이거나 의미있는 숫자가 철수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 그룹이 지난 7월 니제르 쿠데타를 이용하려고 시도했다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 바그너와 크렘린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화"를 보지 못했으며, 러시아 정부가 이 그룹의 활동을 장악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CNN은 지난 18일 보도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의 운영을 통합하는 동시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스크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인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길거리에서는 여전히 바그너와 관련된 회사가 만든 맥주와 보드카를 소비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러시아에서 지원한 전투기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상공을 여전히 비행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프랑스 등 연합군이 2022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소탕 작전을 종결하자, 아프리카의 쿠데타 정권들은 바그너그룹을 끌어들였다.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바그너 그룹이 인권 유린을 저지르고 아프리카 국가의 광물 자원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등지에서 바그너가 치안을 담당하자 주민들의 대외 인식도 바뀌었다. 독일 싱크탱크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이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는 러시아가 안전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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