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범죄 폭로하던 기자…참혹한 모습으로 송환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2월 25일 우크라이나의 한 시체 안치소. 조사관들은 러시아가 송환한 전사자 757구의 시신을 분류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NM SPAS 757’, ‘신원 미상 남성, 관상동맥에 광범위한 손상, 신체번호 757’이라고 기록된 시신을 살폈는데요. 그러나 기재된 내용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다른 시신들에 비해 작고 가벼운 이 시신은 남성이 아닌 젊은 여성이었고 민간인이었는데요.

시신의 정체는 우크라이나 언론인 빅토리야 로슈치나로 2023년 8월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에서 취재하던 중 실종됐습니다.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가 러시아 교도소에 억류 중이라는 게 밝혀졌죠. 붙잡히기 전 로슈치나는 러시아 보안 요원들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고문하거나 허위 자백을 강요하는 지하실의 위치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로슈치나는 그가 폭로하려 했던 그 범죄의 희생자가 됐습니다.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수사하는 우크라이나 검사 유리 벨루소프는 “법의학 감식 결과 시신의 여러 부위에서 골절과 타박상 등이 발견됐고 발에는 전기 고문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시신에는 이미 러시아에서 부검이 이루어진 흔적이 있었으며 일부 장기가 제거돼 있었다”고 덧붙였는데요. 뇌, 안구, 후두를 비롯한 일부 장기가 없었고 미라화 된 상태였습니다. 한 국제 법의학 전문가는 “러시아 측이 질식이나 목졸림에 의한 사망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소도 없이 러시아에 구금된 로슈치나는 1년 만에 가족과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볼로디미르 로슈치나는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포비든스토리즈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우크라이나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말했다고 회상했는데요. 아버지는 혼자가 아니라 감시자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했던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통화에서 로슈치나는 “9월에 집에 갈 거라고 약속 받았다”고 전했고, 아버지는 “밥 잘 챙겨 먹어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가족이 로슈치나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이 4분의 통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세상에 알렸던 로슈치나는 27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로슈치나는 폭력적 처우로 악명 높은 러시아 타간로크 시에 있는 교도소에 갇혀 있었습니다. 함께 구금됐던 수감자는 로슈치나가 고문으로 체중이 35kg이 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자 의사가 정맥주사를 놓아 강제로 영양을 공급했다고 증언했는데요.

하지만 약속한 9월 로슈치나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행적도 다시 끊겼습니다. 마지막 모습을 목격했던 사람들은 “그는 다른 수감자의 부축을 받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경비원이 그 기자는 포로 교환 장소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알렸고 그건 그녀 잘못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신의 DNA가 가족과 99%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지금도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2024년 9월 13일 포로 교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모른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는데요. 이어 “이 모든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은 기도해 왔고, 우리는 비카(Vika)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군에 의해 억류된 수많은 우크라이나 언론인 가운데 구금 중 사망한 사례는 현재까지 빅토리야 로슈치나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우전쟁 #우크라이나 #러시아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