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르프라데시(인도)=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정돈되지 않고 장사꾼들이 넘쳐날 것만 같은 인도에도 '로맨틱' 분위기는 흐른다.
대표적인 도시가 아그라다. 아그라라는 지명이 바로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곳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인 타지마할이 있다.
아그라의 매력은 '타지마할' 존재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인도의 여느 풍경과 다를 것 없던 아그라를 존재만으로도 낭만적인 분위기의 도시로 바꿔 놓았다.

타지마할은 단순히 죽은 아내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만든 '무덤'이라고 하기엔 지상 최고의 완벽미를 갖추고 있다.
무굴 제국의 황제인 샤 자한(1592~1666)은 온 마음 다해 사랑했던 왕비 뭄타즈 마할이 죽자, 기능공 2만 명을 동원해 22년간 아내의 묘지 만들기에 나선다.
국민들의 어마어마한 세금과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어두운 면은 평생 따라다니는 꼬리표지만, 여전히 전 세계 사람들이 손꼽는 꼭 한 번은 보고 싶은 건축물임엔 틀림 없다.


아직 풀리지 않은 불가사의가 타지마할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긴 수로의 끝, 인공으로 만든 7m 높이의 기단 위에 세워진 눈부신 순백의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은 한 면의 길이가 58m, 높이는 최대 65m에 달한다. 동서남북의 모퉁이에 세워진 첨탑의 높이는 50m나 된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타지마할은 멀리서 볼수록 더 웅장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이상한 논리 같지만, 여기엔 '착시 효과'가 숨어 있다. 네 모퉁이에 배치한 첨탑을 비롯해 좌우가 완벽한 대칭을 이뤘다. 여기에 첨탑의 크기를 돔 높이보다 낮게 해 건물 자체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하게 설계한 것이다.
내진 설계도 당시를 고려하면 놀랍다. 비교적 지반이 약한 강변에 건물을 짓기 위해 물이 오고 갈 수 있는 수도를 뚫고 그 위에 나무 틀을 만들어 습도가 높은 환경을 잘 견디게 했다. 타지마할을 둘러싼 첨탑들은 바깥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이는 지진이 오면 무덤이 있는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아그라 어디서든 웬만해서 타지마할을 볼 수 있지만, 극대화된 전망을 보고 싶다면 오베로이 아마빌라스 아그라(The Oberoi Amarvilas Agra) 호텔이 압권이다.
각종 매체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호텔 순위에 빠지지 않는 이 호텔은 타지마할에서 고작 600m 떨어져 있다. 호텔의 어느 시설에서 창가를 바라보아도 타지마할이 따라다닌다. 여기에 아름다운 색채의 꽃이 조성된 정원이 어우러져 투숙객만을 위한 하나의 그림이 되어 준다.


이곳의 1박 요금은 기본 객실은 200만원, 스위트는 2000만원까지 호가한다. 요금이 비싼 것은 물론, 투숙객도 까다롭게 골라 받는다. 대신 이곳에 머물게 되면 화려한 색감으로 치장한 호텔 종업원들이 손님을 마치 왕을 떠받들 듯 모신다.
무굴제국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외관에 내부는 휘황찬란하기 그지없다. 호텔의 주요 테마 색이 '금색'으로 주요 장식품부터 화장실 세면대까지 황금색으로 치장돼 있다.
수영장은 '인도식 휴양지란 이런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듯 인도식 정형 정원에 둘러싸여 무굴 제국의 군주들이 남긴 기념비적인 건축물과 닮았다.


◇꿀 떨어지는 아그라 여행 꿀팁타지마할은 지난 1일부터 방문객 수를 제한하기 위해 내국인 입장객 수를 조정하고, 입장료를 인상했다. 연간 800만명 상당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며,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유적지 훼손이 많다는 이유다. 외국인 입장료는 기존 1000루피에서 1250루피(약 2만100원)으로 인상된다.
seulbin@news1.kr
편집자주 ...인도 여행이라고 하면 고행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넓은 땅덩어리로 이루어진 나라인 만큼 하나의 이미지로 단정 짓긴 아쉽다. '로맨틱하다'고 정의할 만한 도시들도 여럿 있다.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주요 도시들을 지난 시리즈에 이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