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현대캐피탈이 1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할까, 아니면 대한항공이 '0%의 기적'을 위한 첫발을 내디딜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4일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맞붙는다.
1, 2차전을 현대캐피탈이 내리 이기면서 승부의 추는 크게 기울어진 상태다. 이날 3차전마저 현대캐피탈이 가져가면 챔프전은 그대로 마무리된다.
정규리그에서 30승6패(승점 88)를 기록하며 역대 최단기 1위 확정, 최다 승점 신기록을 세운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에서도 강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1, 2세트 모두 한 세트씩만 내준 채 경기를 잡았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허수봉의 쌍포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화력이 계속해서 불을 뿜고 있다. 레오와 허수봉이 터지면서 미들블로커 최민호와 정태준의 중앙 공격도 탄력을 받고 있다.
만일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차지하면 코보컵과 정규리그에 이은 챔프전까지 시즌 '트래블'을 달성한다.
챔프전 우승은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으로 팀 통산 5번째가 된다. 이전 4번의 챔프전 우승 중 통합 우승은 단 한 번뿐이었는데, 이번에 우승하면 2005-06시즌 이후 무려 19년 만의 대업이다.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빠르게 우승을 확정 짓고 올 시즌 최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대한항공은 '기적'에 도전한다. 역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첫 2경기를 내준 팀이 역전 우승을 거둔 사례가 없었기에, 확률 '0%'에 도전하는 셈이다.
지난 시즌까지 19차례 치러진 남자부 챔프전에서 첫 2경기를 같은 팀이 잡은 사례는 8번 있었다.
그러나 7전제, 5전제를 망라하고 첫 2연패의 불리함을 뒤집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최종전까지 승부를 이어간 사례도 전무하며, 오히려 한 팀의 3연승 혹은 4연승으로 싱겁게 승부가 마무리된 경우가 6번이나 있었다.
여자부에선 2022-23시즌 한국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상대로 2연패 뒤 3연승 한 역사가 유일하게 있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일궜던 대한항공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을 내준 뒤 2, 3차전을 내리 잡는 '리버스 스윕'으로 챔프전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도 또 한 번의 '역전극'이 이뤄지지 말란 법은 없다.
특히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비해 선수층이 매우 두꺼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적장인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도 대한항공에 대해 "화수분 같은 팀이다. 변화무쌍한 선수 교체에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계하기도 했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동기부여까지 작용한다면, 대한항공 역시 만만치 않은 승부를 벌일 수 있을 터다. 3차전을 잡고 기세를 올리면 이후 승부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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