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달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하겠다는 계획도 틀어졌는데, '난적' 요르단과 대결이 눈앞이다.
축구대표팀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최대 장점인 경험과 패기의 조화로 힘을 발휘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8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3월 A매치 2연전을 모두 잡을 경우 6월 치를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본선 진출권을 일찌감치 획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치른 오만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면서 계획이 꼬였다. 한국을 추격하는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을 3-1로 꺾었고, 이라크는 쿠웨이트와 극적 2-2 무승부를 거뒀다.
팀당 3경기씩 남은 B조는 1위 한국(승점 15),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이상 승점 12)의 상위권 간격이 촘촘하게 좁혀졌다. 이제는 한국이 요르단을 이겨도 본선 조기 확정은 불가능하다.

오만전서 겪은 출혈은 이게 다가 아니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포함해, 백승호(버밍엄)와 정승현(알와슬)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들은 모두 소집 제외됐고 대한축구협회는 이들의 대체 발탁은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
승리를 놓친 데다 함께하던 동료가 3명이나 이탈했으니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한 건 불가피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쉬워할 틈도 없다. 중요한 경기가 계속 이어진다. '까다로운 팀' 요르단을 상대로 또 흔들리면, 그때는 본선 조기 확정은커녕 마지막까지 물고 물리는 '살얼음 경쟁'을 펼쳐야 한다.
어려운 흐름일수록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각각 3회와 2회 출전한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은 분위기를 끌어올려 반등한 경험과 그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이 중심을 잘 잡고 선수단 전체를 옳은 방향으로 끌고 가야 팀 전체의 마인드 세팅이 수월해진다.
오랜 경험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둘의 존재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손흥민과 이재성은 오만전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번갈아 오가며 넓은 활동량으로 공격 활로를 열었던 바 있다. 이강인과 백승호 등 2선 부상자가 많은 만큼 이들을 활용한 스위치는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열쇠다.

대표팀의 또 다른 장점인 패기도 빛을 내야 할 차례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한국은 유럽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던 양현준(셀틱)을 포함, 배준호(스토크), 양민혁(퀸스파크레인저스), 엄지성(스완지)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위기에 빠진 팀은 새로운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럴 때 젊은 선수들의 성장만큼 반가운 게 없다.
젊은 공격수들의 과감한 도전과 공격적인 시도가 더해져야 다소 침체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주축들의 부상은 출전 시간이 많지 않던 일부 젊은 선수들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소집엔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가장 보고 싶다"면서 이들을 독려했다. 이어 "팀의 경험과 패기가 밸런스를 잘 갖춘다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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