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홍명보호'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조기 확정을 노린다. 주축들의 건재와 부상 선수들의 복귀, 신예들의 성장이 잘 어우러지면서 역대급 스쿼드가 완성, 분위기는 최상이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오만·요르단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28명)을 발표했다.
오만전은 3월 20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며 이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요르단을 상대한다. 이번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면, 한국은 1986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일군다.
이번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 출범 후 역대 최강으로 불릴 만큼 멤버가 화려하다. 우선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합류해 뼈대를 구축한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최근 소속 팀의 성적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하기는 해도, 38경기 11골 10도움으로 이미 두 자릿수 골·도움을 작성하는 등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이재성 역시 최근 3경기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24경기 6골 6도움으로 마인츠의 '3위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이강인은 최근에는 출전 시간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39경기 6골 5도움으로 준수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강인은 최근 대표팀에서 대체가 불가능한 에이스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에 더해 부상으로 소집 불발이 유력해 보였던 또 다른 주축들도 이상 없이 전원 소집, 스쿼드에 깊이를 더했다.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최근 아킬레스 부상 속에서도 소속 팀 경기에 꾸준히 출전했고, 이번 대표팀에도 발탁돼 수비진을 이끌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잘 이겨냈다"며 출전에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 밖에 최근 소속 팀 경기에 뛰지 못했던 황인범(페예노르트)과 황희찬(울버햄튼) 등 주축 선수들도 모두 합류한다.
홍 감독은 "황인범은 이번 주 출전도 가능했을 만큼 회복했고 훈련도 100% 소화했다. 황희찬은 긴 부상이 있었지만 직전 경기에 뛰었고,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 2선에서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그동안 축구 팬들을 걱정하게 했던 부상 이슈 등에도 불구하고, A매치 무렵에는 기존 핵심 선수들이 모두 정상의 기량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해외 리그에서 물오른 실력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얼굴들의 합류도 대표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최근 5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해외파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젊은 피' 양현준(셀틱)이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이후 대표팀과 연이 없었던 양현준은 1년 1개월 만에 다시 A매치 출전 기회를 얻었다.
홍명보 감독은 "양현준은 2월부터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짧은 시간을 뛰면서도 임팩트가 강한 점이 팀은 물론 선수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양민혁도 홍 감독의 플랜에 다시 포함될 만큼 급성장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던 양민혁은 퀸스파크레인저스 임대 이적을 택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양민혁은 7경기 1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지만 새 팀에서 에이스를 맡았고, 매 경기 성장을 거듭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오만과의 2연전에서 당시 '고교생 K리거'이던 양민혁을 처음 발탁했지만, 기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유럽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만큼 팀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로써 대표팀은 경험 많은 기존 주축이 이탈자 없이 전원 합류했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까지 더해지면서 더 좋은 분위기 속 월드컵 11회 연속 진출을 겨냥하게 됐다.
이제 이들을 어떻게 조합해 시너지를 내느냐가 관건인데, 홍 감독은 "경험과 패기의 밸런스를 보고 싶다"는 말로 이번 대표팀의 밑그림을 그렸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실수하거나 부족해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새로운 에너지가 더욱 발휘되기를 고대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는 손흥민과 이재성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패기를 잘 발휘해 기존 경험과 균형을 갖췄으면 한다.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는 선수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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