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이 수비에서 불안함을 보이며 요르단과 무승부에 그쳤다. 월드클래스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보유했지만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이 '모래알'처럼 느껴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 무승부에 그쳤다. 그나마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상대 자책골 덕에 2-2로 비겼다.
패배는 면했지만 경기력은 실망스러웠고, 특히 1차전에 이어 또 실점한 수비는 큰 고민거리가 됐다. 한국은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어수선한 장면 속 실점(3-1 승)한 바 있다.
한국은 요르단전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를 부상으로 잃었다. 김승규는 훈련 중 오른쪽 무릎 십자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승규를 대신해 조현우(울산)를 골키퍼로 내세웠다. 예상치 못한 선발 투입 속에서도 조현우는 나름 제 역할을 했다. 킥 실수가 있고, 2골을 내줬지만 상대의 기습적인 슈팅을 쳐내는 등 특유의 선방 능력을 선보였다. 문제는 수비진이었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 김민재를 보유했지만 전체적인 수비의 조직력이 떨어졌다.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와의 1대1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좀처럼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조직적인 수비는 볼 수 없었다.
바레인전에서도 수차례 위험을 노출했던 세트 피스 상황의 수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전반 37분 한국은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의 자책골로 동점을 내줬다.
이어 전반 추가 시간에도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며 역전골을 내줬다. 실점 당시 한국의 진영에는 한국 수비수가 많았지만 공간을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견제하지 못하고 골을 내줬다.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 실점 장면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중원에서도 수비를 보호하지 못했다.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1명만 배치한 한국은 상대의 강한 중원 압박 플레이에 고전했다. 자연스레 수비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김민재가 좌우 측면과 미드필더 진영까지 커버하며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튀니지전 4-0 승리를 시작으로 중국전까지 4경기에서 18골을 넣는 등 공격력은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후반은 불안하다.
단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수비가 우선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호기롭게 외친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수비 안정이 시급해 보인다.
dyk060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