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마이너行 김혜성에게…"8년 전 기억하니, 도전은 지금부터야"

다저스, 마이너 옵션 발동 '개막 엔트리 제외'
프로 데뷔 2017년에도 2군행, 빅리그 승격 관건은 타격

본문 이미지 - LA 다저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캠프로 강등됐다. ⓒ AFP=뉴스1
LA 다저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캠프로 강등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데뷔와 동시에 메이저리거를 꿰차려던 김혜성(26·LA 다저스)의 계획은 뒤로 미뤄졌다.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MLB), 그중에서 최강팀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개막 엔트리에 들기 위한 '도쿄행' 티켓을 품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간) "김혜성을 포함한 7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시켰다"면서 "김혜성에게 마이너리그 옵션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0억 원) 계약을 맺었는데,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다저스는 올해 다른 구단보다 먼저 시즌을 시작한다. 시범경기를 중단하고 일본 도쿄로 이동, 오는 18~19일 시카고 컵스와 개막 2연전을 펼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시리즈에 이어 올해는 도쿄에서 화려하게 시즌 개막을 알린다. 그러나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본문 이미지 - 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 AFP=뉴스1
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 AFP=뉴스1

김혜성의 도쿄행 불발은 일주일 전부터 감지됐다. 지난 5일 LA 에인절스전부터 이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7경기를 소화했으나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것은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한 경기뿐이었다. 오타니 쇼헤이 등 주축 선수들이 먼저 경기에 나선 뒤 교체 멤버로 나섰다.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는 의미다.

결국 김혜성은 12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한 뒤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최고의 내야수로 활약했던 김혜성으로선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 그리고 다저스의 두꺼운 선수층을 실감해야 했다.

김혜성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에 입단할 때부터 확실한 주전 보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혜성의 능력은 둘째 치고 내놓으라 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다저스의 주전 경쟁은 녹록지가 않아서다.

시범경기 성적표도 합격점을 받기 어려웠다.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총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4볼넷 3타점 6득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13을 기록했다. 경쟁 선수들을 압도할 만한 성적이 아니다.

본문 이미지 - LA 다저스 김혜성(오른쪽)은 메이저리그에서 '동료'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함께 뛸 날이 미뤄졌다.  ⓒ AFP=뉴스1
LA 다저스 김혜성(오른쪽)은 메이저리그에서 '동료'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함께 뛸 날이 미뤄졌다. ⓒ AFP=뉴스1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외야수도 맡을 수 있는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수비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두 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하는 등 빠른 발과 주루 센스도 호평받았다. 그러나 타석에 서면 왜소해졌다.

KBO리그 투수보다 몇 수 위인 메이저리그 투수가 던지는 빠르고 묵직한 직구, 낙차 큰 변화구에 김혜성은 잘 대처하지 못했다. 다저스 입단 후 타격자세를 대폭 수정했지만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특히 김혜성은 타격자세를 바꾸면서 상대 투수의 결정구를 배트에 맞히는 것도 어려워했다. 33타석 중 11차례나 삼진 아웃을 당했다. 웬만한 거포의 삼진 비율인데 다저스가 그에게 바랐던 것은 홈런이 아니라 콘택트였다.

역으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타격만 개선되면 다저스의 호출을 받을 수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도 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김혜성은 최근 경기에서 총알 같은 타구를 잘 받아치는 등 타구의 질이 확연히 좋아졌다.

본문 이미지 -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김혜성.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김혜성.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은 2017년 프로 생활 시작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김혜성은 1군에서 전 경기를 소화하며 신인상을 받은 '절친' 이정후와 다르게 개막 엔트리에 빠져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냈다.

바닥부터 다진 그는 1년 만에 1군 주전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다시는 2군으로 내려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는 4차례 골든글러브 수상 등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긴 안목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필요가 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자기 관리에 충실한 김혜성이기에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진 않을 터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풀어나간다면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

트리플A는 29일 막을 올린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김혜성의 도전도 지금부터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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