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KBO리그에서 성장한 뒤 미국 진출에 성공한 김혜성(26·LA 다저스)이 2025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최근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사인한 김혜성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취재진과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소 상기된 표정 속에 모습을 드러낸 김혜성은 "이제 좀 실감이 난다. 명문 구단 다저스가 가장 먼저 제안을 주셔서 감사했다. 뛰는 날이 올 때까지 최대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성이 미국으로 가면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이들은 청소년 대표팀에 이어 키움 히어로즈에서까지 한솥밥을 먹은 '동갑내기 절친'이다. 이정후는 전날 먼저 출국하며 김혜성을 '야구계의 박지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이)정후는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다. 미국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그동안 키움 청백전에서만 정후를 상대했는데 미국에서 만나면 정후 타구도 다 잡아내겠다"고 자신했다.
다저스의 특급 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에이전시(CAA)인 김혜성은 오타니와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김혜성은 "같은 시설에서 운동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어로 먼저 '안녕하세요. 혜성씨'라고 인사를 해주셔서 나도 일본어로 대답했다. 내게 많은 응원을 해줬다"고 존중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면서 항상 만족하지 않고 목표 의식을 갖고 살다 보니 성장했고, 이 자리까지 왔다"며 "프로에 처음 입단했다는 생각을 갖고 최대한 성실히 해보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다음은 김혜성과의 일문일답이다.
-다저스에서 달 등번호는.
▶아쉽게 (키움에서 달던) 3번이 없어서 남은 한 자릿수 번호 중 고민하다가 6번을 골랐다. 과거 다저스에서 트레이 터너가 6번을 달았는데 내가 원래 좋아했던 선수다. 나도 6번을 달고 좋은 성적 내고 싶다.
-다저스에 입단한 과정은.
▶포스팅 신청 후 가장 먼저 연락이 온 팀이 다저스였다. 정말 감사했다. 어릴 때 TV로 보던 팀에서 빅리그 데뷔를 한다는 게 영광스럽다. 코리안리거 선배들도 뛰었던 팀이고 작년 우승팀이라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빠듯한 주전 경쟁 때문에 고민되진 않았는지.
▶다저스가 아니라도 경쟁은 해야 한다. 그래도 고민 끝에 다저스에서 자리를 잡고 싶었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성실히 준비해서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다.
-계약 과정에서 오타니에게 들은 조언은.
▶소속사가 같아서 같은 시설에서 운동했는데 응원을 받았다. 항상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혜성씨'라고 인사해 주셨다. 나도 공부해서 일본어로 답했다.
-이정후가 자신을 박지성으로 비유했다.
▶그 말을 듣고 3초간 웃었다. 워낙 대단한 분과 비유해 줘 고맙다. (이)정후는 말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다. 작년에 아쉬운 부상 있었지만 올해는 잘할 것이다. 다저스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정후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특히 생활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이정후와 맞대결이 기대된다.
▶재밌을 것 같다. 늘 청백전에서만 정후를 상대했는데 이제 다른 팀에 정후가 있다. 그래도 경기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정후를 포함해서 모든 타구를 처리한다는 마음으로 뛸 것이다.
-토미 (현수)에드먼과도 대화를 나눴는지.
▶2023 WBC를 치르면서 같은 내야수로 얘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연락했고, 스프링캠프에서 만나자고 했다.
-포스팅 기간 심정은.
▶잠도 잘 못 잤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미국에서 어떤 야구를 하고 싶은지.
▶내 장점을 잘 살려 매력 어필을 해보겠다. 수비에서는 팀에서 주는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포지션을 준비할 것이다.
-메이저리거 김혜성을 있게 한 원동력은.
▶늘 만족감 없이 항상 높은 목표를 갖고 하다 보니 조금씩 성장했다. 작년의 나보다 더 잘해서 다저스에 도움이 되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 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한결같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잘 성장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겠다. 시간이 되면 키움 스프링캠프에 찾아가 사람들을 보고 싶다. 키움 동료들도 고맙고, 또 이별이 아쉽기도 하다. 올해는 키움이 꼭 우승하면 좋겠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