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인생의 전부 아냐"…30대 이지현을 바꾼 생각의 전환 [인터뷰]

바둑계에서 황혼기인 만 33세에 역주행…승승장구
"매일 운동으로 체력 단련…군대가 생각의 전환점"

본문 이미지 -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정상에 오른 이지현 9단.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정상에 오른 이지현 9단.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바둑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바둑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지현 9단을 빼고 2025년 한국 바둑을 논하기 어렵다. 30대만 접어들어도 '황혼기'라고 표현하는 바둑계에서 만 33세인 이지현 9단은 '역주행'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지현 9단은 지난 8일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신진서 9단을 꺾고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0년 제21기 우승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이다. 2018년 제5회 전라남도 국수산맥 국내프로토너먼트에서 거둔 첫 우승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 타이틀이다.

더불어 이지현 9단은 올해 승률 85.19%(23승 4패)로 신진서 9단(86.67%)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활약 덕에 4월 기준 국내 프로 랭킹 4위에 오르면서 커리어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국내 무대에서만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열렸던 세계 메이저 기전 LG배에서는 중국의 정상급 기사인 딩하오 9단과 판팅위 9단을 연달아 제압하며 생애 첫 4강에 진출했다.

30대에만 접어들어도 선수 생활의 기량 하락을 우려하는 바둑계에서 이지현 9단은 예외다.

이지현 9단의 '역주행'은 어디서 나올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시상식이 진행된 뒤 뉴스1과 만난 그는 "바둑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편안하게 임하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된다"며 달라진 대국 태도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바둑 공부에만 전념하고 열심히 한다고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둑 외에도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이것에 바둑을 대입한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지현 9단이 바둑을 멀리하는 것은 아니다. 기상 후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한다. 하지만 하루에 약 2시간씩 운동을 빼놓지 않고 한다.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 운동을 하거나 산책 등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한다.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신진서 9단이 "이지현 9단은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한다. 정말 독한 사람이고 본받을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이지현 9단은 운동에 진심이다.

한국기원 관계자 말로는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바둑 대표팀이 진천 선수촌에 입촌했을 때 이지현 9단은 개인 운동을 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더불어 후배 기사들에게 운동하는 법도 알려준 운동 전도사다.

이지현 9단은 "운동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 농구, 탁구 등 구기 종목을 좋아했고 즐겨했다. 지금도 적으면 2시간, 많으면 2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빼놓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9단의 시각이 넓어진 것은 지난 2020년 해군 입대 이후다. 이 9단은 "사실 어릴 때는 오직 바둑만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게 됐다"면서 "특히 군대를 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입대를 자기 생각의 전환점으로 거론했다.

이지현 9단은 올해 보여주고 있는 활약을 짧게 마칠 생각이 없다. 이 9단은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한다면 후배들도 나이가 들어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겠다. 이제는 국내 대회를 넘어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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