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는 앞으로 와이파이 차단이나 해병대 입소 훈련 등의 '구시대 산물'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새롭게 선수촌을 이끌게 된 '탁구 레전드' 김택수 선수촌장은 "자율성과 종목 특성을 인정하되, 훈련 강도만큼은 강하게 하겠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택수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에 대한 임명 동의 절차를 진행했다.
김택수 선수촌장은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이사회가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택수 선수촌장은 "선수로 올림픽을 뛰었을 때의 생생했던 긴장감이 다시 느껴진다. 가슴이 뛰고 떨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총괄하는 위치인 선수촌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종합대회에서의 성적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에서의 성과를 무시할 수 없는만큼, 김 선수촌장은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그는 "선수 때의 내 경험을 보면,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고 세계 정상으로 가기 위해선 한계를 넘는 훈련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노력해도 운도 따라야 하고 여러 변수도 있다. 훈련은 타협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시대를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구시대적인 통제나 훈련 방법은 지양하겠다고 했다. 선수촌 내 야간 와이파이 통제와 해병대 입소 훈련, 종목을 불문한 새벽 훈련 등이 대표적이다.

김 선수촌장은 "그런 것들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훈련의 목표, 왜 선수촌에 들어왔는지, 태극마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촌 문화는 서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종목별 특성이 다르고 선수마다 성격이 다른 만큼, 최대한 소통해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목표에 이르기 위한 강한 훈련을 진행하지만, 선수들의 인권이나 자율성이 침해되지 않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같은 견해를 보였다.
김 선수촌장은 당장 1년도 채 남지 않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겠다고 했다.
그는 "모든 종목에 신경 쓰고 싶지만, 예산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일단은 내년 열리는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 치중하고, 그다음 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엔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있다. 부상과 부진을 겪는 선수들을 잘 케어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상위 선수들은 그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플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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