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출신 내야수 김수환(27·용인 드래곤즈)이 방출의 아픔을 뒤로 하고 비상을 꿈꾸고 있다. 비록 프로에서 독립리그로 무대가 바뀌었지만, 묵묵히 땀을 흘리며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에 대비하고 있다.
2018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수환은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제물포고 2학년 시절 홈런왕에 올랐을 만큼 일발장타력을 갖췄다. 일각에선 김수환을 '제2의 박병호'가 될 재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2020년에야 1군에 데뷔한 김수환은 그 해 고작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2(11타수 2안타) 2타점에 그쳤다.
2021년에는 시범경기 활약을 바탕으로 데뷔 첫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고, 4월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치기도 했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2군으로 향했다.
2022년 57경기에서 홈런 4개를 터트리며 빛을 보는 듯 했으나, 오래 가지는 못했다. 결국 김수환은 2024시즌 후 키움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수환은 최근 뉴스1에 "키움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는데 살리지 못했다. 팀에 새로운 내야수들이 들어오면서 조금은 방출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방출 통보 후 잠시 고민도 있었으나, 이대로 선수 인생을 끝내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고 독립리그에 입단하게 됐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출신 최기문 감독이 이끄는 용인 드래곤즈는 신준우(25·전 키움) 등 일부 프로 출신 선수들과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 섞여 있다. 이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프로의 꿈을 꾼다.
김수환은 "방출 후 개인 훈련을 꾸준히 하다가 3월부터 용인에 합류했다. 내가 선수단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데 동생들과 재밌게 지내고 있다"며 "월, 수, 금은 경기가 있고 나머지 요일은 웨이트 등 훈련을 한다. 즐겁게 운동하다 보니 몸 상태도 좋고, 경기 감각도 좋다"고 자신했다.

◇ 독립리그 폭격 중…"마지막 도전이라는 심정으로 최선 다할 것"
김수환은 지금까지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520(25타수 13안타), 2홈런, 9타점, 3도루, 9볼넷으로 리그를 폭격 중이다. 출루율(0.675)과 장타율(0.760)을 합친 OPS는 1.737로 1위다. 경기 감각이 좋다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닌 셈이다.
김수환은 "감독님도 내게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시면서 도움을 많이 주신다. 팀에 있는 어린 후배들을 보니 옛 생각도 나면서 더욱 단단히 마음을 먹게 되더라"며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라는 마음으로 후회를 남기지 않게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김수환은 키움 시절 김혜성(LA 다저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했다. 제물포고 시절 1년 유급으로 김혜성, 이정후보다 넥센 입단은 1년 늦지만, 나이는 같다.
김수환은 "(김)혜성이와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정말 야구를 잘했다. 친구들이지만, 선수로서 존경심이 든다. 특히 혜성이는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인데 다저스 입단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도전하는 자체가 멋있다"고 친구를 추어올렸다.
김수환은 키움 시절 단점으로 꼽히던 선구안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장타력도 유지하고 있다. 군 문제도 해결(공익 장기대기 면제)한 상태라 노력하다 보면 다시 프로로 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있다.
김수환은 "키움을 나오면서 팬들께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는데 7년간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제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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