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안정감 있는 선발진을 구축했다."
'쌍둥이 군단'의 염경엽 감독은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진 걱정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뚜껑을 열자, 허언이 아니었다. 10개 구단이 선발 로테이션을 한 바퀴 돌았는데,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0.50(36이닝 2실점)으로 압도적 1위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개막 5연승 선두' LG를 상징하는 수식어는 선발 왕국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고, 5명 모두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15년 차' 임찬규는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고 손주영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송승기는 나란히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요니 치리노스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이다.
투구 내용은 만점에 가깝다. LG 선발진은 124명의 타자를 상대해 안타 10개만 맞았으며 피홈런이 한 개도 없다. 선발 피안타율이 0.088로 1할도 안 됐다.

강력한 선발진은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리는 LG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76승(2무66패)으로 3위에 그쳤는데, 염 감독은 올해 마운드가 안정되면 지난해보다 10승을 더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외인 원투펀치' 치리노스와 에르난데스가 30승을 합작하고, 손주영과 임찬규가 지난해보다 더 잘 한다면 충분히 우승을 넘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불펜 약점을 메우기 위해서도 선발 야구로 최대한 효과를 내야 한다.
다만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이정용이 6월 복귀할 때까지는 LG 5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고, 5선발도 강한 쌍둥이 군단이었다.
송승기는 27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투구 수는 94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0㎞로 측정됐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가 3점을 줄 때까지는 마운드에 두겠다"고 말했는데, 송승기는 사령탑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2021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송승기는 1군 통산 8경기 1패 평균자책점 4.82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송승기는 상무야구단에 입대한 뒤 일취월장했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1승4패 121탈삼진 평균자책점 2.41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차지했다. LG로 복귀한 뒤에는 정규시즌 첫 등판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보통 5선발이 등판하는 경기는 불펜과 타선의 활약이 중요했다. 5선발은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잘해도 되고, 5이닝 3실점으로 버텨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송승기까지 이런 괴물 같은 투구를 펼친다면, LG 선발진은 빈틈이 없어 보인다.
염 감독은 "(송)승기가 1군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당당하게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팀원들, 그리고 팬들에게 희망을 안긴 투구였다"고 극찬했다.
LG는 최대 강점인 선발 야구를 앞세워 초반 고공비행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선발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돈 LG는 28일부터 30일까지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에 1~3선발 치리노스, 손주영, 에르난데스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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