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수원=뉴스1) 이상철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SSG 랜더스가 개막 2연전을 싹쓸이하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했다.
LG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손주영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홈런 다섯 방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를 10-2로 이겼다.
전날 투타의 조화 속에 롯데를 12-2로 완파한 LG는 이날 화끈한 홈런쇼를 펼쳐 개막 2연승을 질주했다.
KBO리그 2025시즌 1호 홈런의 주인공인 LG 4번 타자 문보경은 연이틀 아치를 그렸고 박동원과 오스틴 딘, 송찬의, 문정빈도 외야 펜스를 넘겨 짜릿한 손맛을 봤다.
염경엽 감독이 올 시즌 가장 기대하는 선수인 LG 선발 투수 손주영은 7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했다.

롯데는 이틀간 홈런 7개 포함 28안타를 얻어맞는 등 마운드가 붕괴해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22일 찰리 반즈가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안경 에이스' 박세웅도 이날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LG는 1회말 문보경의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문보경은 2사 2루에서 박세웅의 5구째 커브를 때려 122.1m(LG 구단 트랙맨 기준)짜리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다음 홈런 타자는 박동원이었다. 박동원은 2회초 1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세웅의 초구 직구를 통타,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날렸다.

LG의 홈런은 계속 쏟아졌다. 오스틴이 5회초 박세웅을 상대로 1점 아치를 그렸고, 송찬의도 6회초 바뀐 투수 박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1점 홈런을 터뜨렸다.
뜨겁게 달아오른 LG 타선은 8회말 5점을 뽑았다.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 구본혁의 2타점 3루타에 이어 문정빈이 홍창기 타석 때 대타로 나서 좌월 2점 홈런을 날려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2년 신인 2차 8라운드 77순위로 LG의 지명받은 문정빈은 전날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이날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삼성은 대구 경기에서 홈런 4개 포함 장단 15안타를 몰아쳐 키움 히어로즈를 11-7로 제압했다. 전날 13-5로 승리한 삼성은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삼성은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김지찬과 김영웅도 나란히 3안타를 쳐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디아즈의 홈런 두 방은 득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터졌다.
삼성은 4-0으로 앞서다 4-2로 쫓겼는데, 디아즈가 3회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날렸다. 이어 삼성은 8회초 루벤 카디네스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해 키움과 격차가 2점으로 좁혀졌는데, 디아즈가 8회말 베테랑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쳐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투수 백정현의 난조로 3회초 구원 등판한 양창섭은 1이닝 2피안타 2사구 1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아 2022년 4월 13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075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키움은 이틀간 홈런 세 방 포함 25안타를 치며 12점을 뽑았으나 마운드가 무너졌다.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11.81로 최하위다.

SSG도 두산 베어스와 인천 경기에서 5-2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SSG는 3-2로 근소하게 앞서던 7회말 안상현, 박지환, 최지훈이 3타자 연속 안타를 때려 추가점을 땄다.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유격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김광현은 5⅔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내줬으나 삼진 8개를 잡으며 2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71승을 거뒀다.
SSG 타선에서는 정준재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개막 2연전에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세우고도 빈손에 그쳤다. 전날 콜 어빈은 5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고, 이날 잭 로그 역시 4실점(6이닝)으로 흔들렸다.

광주 경기에서는 NC 다이노스가 KIA 타이거즈에 5-4 신승을 거뒀다.
전날 프로 사령탑 데뷔전에서 8회말 8실점 하며 쓰라린 역전패를 경험했던 이호준 NC 감독은 2경기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NC는 2회초 '지난해 홈런왕' 맷 데이비슨의 솔로포로 포문을 열었고, 4회초 박민우가 2타점 3루타를 때려 양현종을 흔들었다. 6회초에는 김휘집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5-2로 달아났다.
KIA는 3-5로 뒤진 9회말 한준수의 솔로포가 터져 1점 차로 좁혔으나 후속 타자가 침묵했다.
역대 두 번째 통산 180승에 도전한 KIA 양현종은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첫 연장전이 펼쳐진 수원 경기에서는 KT 위즈가 배정대의 개인 통산 8번째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5-4의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개막전에서 3-4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KT는 이날은 반대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며 아픔을 씻었다.
KT는 4-3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KT는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귀중한 득점을 뽑았다. 연장 11회말 1사 1, 2루 찬스를 잡았고, 배정대가 바뀐 투수 주현상에게 끝내기 안타를 쳐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프로야구는 전국 5개 구장에서 만원 관중을 모아 1982년 출범 후 처음으로 개막 2연전 전 경기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틀간 10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총 21만9900명으로 역대 개막시리즈 최다 기록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