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노동단체가 2025년 가장 노동자가 많이 사망한 기업 목록을 발표했다. 1위에는 리튬배터리 화재 사고로 23명이 숨진 '아리셀'이 선정됐다.
노동단체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은 22일 오전 11시쯤 서울시 중구에서 '2025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20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노동하다가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캠페인단은 "지난 한 해 동안 산재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을 알리고자 한다"고 선정 취지를 밝혔다.
2025년 최악의 살인기업 1위는 총 23명이 사망한 주식회사 아리셀이 차지했다. 사망자 중 하청 노동자는 20명, 외국인은 18명이었다. 사고 후 10개월이 경과했지만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유가족에게 사과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으로 2위는 총 7명이 사망한 한국전력공사와 주식회사 대우건설이었다. 4위는 GS건설로 총 4명이 숨졌다.
지난 1년 사이 발생한 중대재해 중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는 총 553건이다. 이로 인해 589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영원히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사망한 노동자 중 하청 기업 소속 비율은 47.7%(281명)였으며 외국인은 15.6%(92명)였다.
캠페인단은 "정부가 이주노동자의 산재통계에 손을 놓고 있어 얼마나 많은 죽음이 가려져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가 많이 사망한 상위 기업은 '한국 10대 건설사' 명단과 일치한다"며 "건설기업이 쌓아 올리는 도로와 발전소, 아파트의 층수 뒤에는 건설노동자의 죽음이 있다"고 했다.
한편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 1위에는 급식노동자 13명이 폐암으로 사망한 후에도 시설을 개선하지 않은 시·도교육청이, 2위에는 야간노동·과로·폭염 속에 택배 노동자를 숨지게 한 쿠팡이 선정됐다.
캠페인단은 "기업은 대국민 사과를 할지언정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하청, 비정규직, 이주노동자가 죽음에 내몰리는 구조를 바꾸지 않았다"며 "국가는 기업을 비호하고 노동자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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