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눈앞에서 그 상황을 보고 있는데 마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어쨌든 직업이 경찰이다 보니까.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서울 강서경찰서 까치산지구대 순찰팀원 안선휘 경장(34)은 2주 전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이같이 말했다.
2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40분쯤 안 경장은 모처럼 평일 휴무를 맞아 친구와 마포구 홍대 근처를 걷다가 우연히 한 음식점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큰 창문 너머 가게 안쪽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을 발견한 것이다. 남성은 눈동자가 뒤집힌 상태로 몸을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그의 아내와 일행들은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안 경장은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 그 즉시 식당 울타리를 넘어가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는 의자 앉아 의식을 잃어가는 남성을 바닥에 눕혔다. 호흡과 맥박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가게 안에 자동 심장충격기가 보이지 않자 즉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다행히 위기 상황은 지나갔다. 10분 뒤 도착한 소방과 관할 경찰서에 무사히 남성을 인계했다. 구조된 남성은 53세 홍콩인으로 아내와 한국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직 5년차지만 실제 긴급 상황이 발생해 CPR을 실시한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제복도 입지 않은 쉬는 날에 하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고 안 경장은 말했다.
그럼에도 침착하게 구조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그는 "평소 신고 접수된 곳에 출동해 보면 쓰러져 계신 분들 보고 하니깐, 언젠가 쓰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평소 정기 훈련 외에도 CPR 사용법 영상을 유심히 봤었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구조자분이 안정을 찾았다고 하니 뿌듯했다"고 겸연쩍게 웃으며 소회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비번 중 현장을 신속 파악해 의식 잃은 대상자를 구급대 도착 전, 골든타임 내 신속하게 CPR을 실시했다"며 "의식 회복 후 안전하게 구급대와 경찰관에게 인계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체감 안전도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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