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최근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회초년생 진 모 씨(29)는 매일 아침 8시 챗GPT로부터 아침 뉴스를 브리핑받는다. 챗GPT에 '매일 아침 나스닥, S&P 관련 최신 뉴스를 요약해 제공하라'는 프롬프트(명령어)와 함께 '핵심 뉴스 3~5개를 간결하게 정리', '숫자 및 그래프 활용', '애널리스트 전망 포함' 등의 요구사항들을 입력한 결과다.
최근 이처럼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일상에서 개인 비서처럼 활용하는 2030세대가 많아졌다.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거나 과제를 대신 작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일상 루틴에 챗GPT를 활용하는 식이다. 사용자들은 아침 뉴스 브리핑을 맡기고 일정·계획 수립, 식단 짜기, 쇼핑 도우미 등의 역할을 시킬 수 있는 각종 프롬프트를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있다.

대학생 김 모 씨(23)는 최근 환율이 올라 월 3만 원까지 지불해야 하는 챗GPT 유료 서비스를 과제·자기소개서 작성에만 활용하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김 씨는 매일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매 끼니 식단을 기록하고, 아침마다 맞춤형 뉴스레터를 구독할 수 있게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이같은 사용법은 챗GPT에 매일 하는 일을 등록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는 태스크(task) 기능이 올해 초 추가되면서 활성화됐다. 사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 챗GPT를 사용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챗GPT가 적극적으로 개인의 업무를 돕는 '비서'가 되는 셈이다.
최근 김 씨는 챗GPT를 헬스 트레이너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매일 아침 8시, 오후 1시와 7시에 나의 식단을 물어봐줘'라는 지시와 함께 메뉴·포만감·단백질 포함 여부·기분 등의 형식을 기재한 프롬프트를 형성하고, 이를 표로 누적해서 정리해달라는 명령어도 잊지 않았다. 김 씨는 "이제 논문 작성이나 PPT를 만들 때만 챗GPT를 사용하는 건 본전을 뽑는 느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료 사용자들도 챗GPT를 비서처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프롬프트를 유포하거나, 어려운 프롬프트를 일일이 넣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GPT 탐색' 기능에서 찾을 수 있는 맞춤형 버전 GPT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다.
챗GPT에 재무관리를 맡기고 있다는 사회초년생 박 모 씨(29)는 최근 X(구 트위터)에 올라온 프롬프트를 이용해 저축 계획을 짰다.
박 씨는 "솔직히 입사하고 나서 어떤 비율로 투자하고 저축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누구한테 조언을 구해야 할지도 몰랐는데 챗GPT가 첫 방향을 잘 잡아준 느낌"이라며 "나한테 한 명의 맞춤형 자산관리사, 비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챗GPT를 맞춤형 물건을 추천해 주는 퍼스널 쇼퍼로 사용하는 2030도 많다. 입사 5년 차인 황예인 씨(32)는 첫 명품 가방을 사기 전 챗GPT에 자신의 평소 옷 스타일이 담긴 사진 몇 장과 고민하는 가방의 모델명을 보내 분석 결과를 받았다. '패션 코디네이터' GPT를 통해서 자신의 스타일 점수, 개선 여지 팁 등을 조언받기도 했다.
황 씨는 "챗GPT가 개인의 취향, 스타일을 분석하고 각 가방의 장단점을 분석해 추천 품목을 알려줬다"며 "생각보다 나에 대한 파악이 빠르고 트렌드에 대한 인식도 뛰어나서 쇼핑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챗GPT의 다양한 활용법이 2030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 전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AI 시대에선 이런 기술의 사용에 부담감을 덜 가지게 되는데, 지금 2030 세대는 스마트폰 세대라 이런 기술에 너무나 익숙하고 즉각 적응한다"며 "기술을 활용해서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선 유료 결제 금액 정도는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용자가 명령어(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줄수록 챗GPT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며 "오류나 표절 문제는 명령어를 변형하고 적절히 사용자가 결과물을 수정하면서 해결될 수 있는 데다가, 어떤 작업을 할 때 A부터 Z까지 설계하지 않아도 챗GPT는 초안을 내놓는다는 게 큰 소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