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뇌사 판정을 받고 극적 회생한 메일린 트랑(16)의 방한 당시 "한국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 여의도 집회 현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이냐시오성당에서 '희망의 순례, 같이 걷는 길' 주제로 열린 특별 강연에 나서 메일린과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메일린은 2012년 3살 무렵 프랑스에서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가족과 주변인들 기도로 40일 만에 살아난 기적의 주인공이다. 어머니는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 입양된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메일린 이야기는 박 전 회장 덕에 국내에 소개될 수 있었다. 박 전 회장은 우연한 계기로 메일린의 소식을 접하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끌림을 느끼고 직접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다.
박 전 회장은 메일린이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외조부모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메일린이 한국에 오면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내 좋은 장소뿐만 아니라 프랑스 방송뉴스에 한국이 나왔을 때 어떤 내용일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의 나라가 이런 이유로 보도가 되고 있구나' 메일린이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한국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메일린이 이달 초 방한해 일주일 서울에 머무는 동안 동행하면서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여의도 집회, 독거노인 동네 등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렇게 발전했지만 이 같은 아픔도 있으니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고 했다.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한 이날 특강은 센터장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직접 사회를 맡았다. 박 전 회장은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고민하는 한 대학생에게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오늘을 가장 성실하게 사는 것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두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성실한 오늘이 이어져 어느 순간 불확실한 미래가 와도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사회 나가서 10년쯤 지나 진로를 바꿔도 늦지 않는다"며 "요즘 오래 사니 마음 급하게 먹지 말고, 하기 싫은 일이 주어져도 겁먹지 말고 성실하게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모든 구성원이 성공한 사회는 없는 데 성공 못했다고 대부분 불행해한다면 그런 사회는 잘못된 것 같다"면서 "젊은 이들이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어른들은 많이 반성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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