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환전 빙자 절도에 불안 증폭…"우리도 눈속임처럼 뜯겼다"

일주일새 환전소 대상 범죄 3건…피해액 1.4억
이주노동자 은행 역할에 현금 거래하지만 보안은 허술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환전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23.8.1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환전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23.8.1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환전소를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수도권의 환전소에서 벌어진 강도 및 절도 사건만 3건. 총피해액은 1억4000여만원에 달한다. 환전소가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은행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보안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관련 범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사설 환전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진짜 불안하고 심란하다"며 "이쪽 동네에서 범죄가 났는데 믿을 사람 하나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연이은 환전소 범죄에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다.

대림역 인근의 또 다른 환전소 운영자 B씨는 자신도 절도·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해 가을쯤 1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간편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한 중국의 위챗 앱을 이용해 가짜 송금 영수증을 보여주고 돈을 뜯어 가는 방식이었다.

B씨는 "1000만원을 눈속임처럼 뜯겼다"며 "중국 국적의 범인은 경찰에 잡혔지만, 이미 마약 등에 돈을 다 써서 피해금은 못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평택에서 일어난 사건도 범인들이 미리 비행기 표를 사놓고 출국한 것으로 안다"며 환전소를 표적으로 삼은 범죄에 불안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시 한 환전소에서는 타지키스탄 국적 2인조 강도가 현금 1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중 한 명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지만, 다른 한 명은 해외로 빠져나갔다.

같은 달 31일에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중국 국적 30대 남성이 환전 거래를 하겠다며 접근해 쇼핑백에 담긴 현금 1억2000만원을 들고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체포돼 구속됐다. 지난 4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중국 국적 40대 남성이 환전을 빌미로 접근해 100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나 경찰에 검거됐다.

이처럼 환전소 대상 범죄가 벌어지는 배경은 현금을 주로 취급하지만 보안이 허술하다는 점에 있다. 특히 환전소는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은행처럼 사용된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환전소가 이주노동자 사이에선 은행 역할을 한다"며 "시간이나 절차가 제한적인 은행과 달리 본국으로 돈을 보낼 때 더 편리하다.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고 같은 나라 사람들도 일해서 의사소통도 잘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환전소에는 많은 돈이 오가지만 보안은 CCTV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환전소는 영업장과 전산설비만 갖추면 세관 등록을 통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개인환전업으로 등록된 환전소는 650곳이다.

연이은 범죄에 경찰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절도 피해가 발생했던 대림지구대는 환전소 대상 순찰을 늘리고 CCTV 등 보안 설비 점검에 나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가 잘 되는지 상시로 순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전상 B씨는 "오늘 경찰이 CCTV가 잘 작동하나 순찰하러 왔다 갔다"고 전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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