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남편을 대신 야단쳐주고 교육하는 시어머니에게 감사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 덕분에 조금 숨통이 트인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남편은 육아 일절 안 하고 퇴근하면 휴대전화 보고 게임만 하는 사람"이라며 "사무직인데 잠시 애 봐달라고 해도 귀찮아하고 방에 들어가서 문 잠가버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댁에서 밥 먹는데 아버님은 고기 구우시고, 어머님은 상 차리셨다. 저는 딸을 보고 있었는데 남편은 휴대전화 보다가 어머니께서 '이거 가져와라' '저기 청소해라' 하면서 일부러 시키더라. 결혼 전에도 어머니가 집안일 일부러 시켰는데, 안 시키면 혼자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너무 아이를 돌보지 않자, 손녀를 안아주던 시어머니는 남편한테 "왜 애를 안 돌보냐. 아빠가 애한테 전혀 관심이 없다"고 야단쳤다고 한다.
A 씨는 "남편이 육아를 안 하다 보니 애가 남편한테 있으면 계속 운다. 집에서는 우는 소리 듣기 싫다고 귀 막고 잔다"며 "근데 어머니는 남편한테 '네가 혼자 달래봐'라고 하시고 제가 딸한테 손도 못 대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했지만 저도 쌓인 게 많아서 지켜만 보고 손 안 댔다. 남편은 계속 쩔쩔매더니 계속 기저귀 확인하고 분유 먹여보는 등 달래보려고 나름 노력하더라"라며 "나중엔 저한테 도와달라고 하는데 시어머니가 계속 못 하게 하셨다"고 적었다.
또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네가 이런 걸 해봐야 아내가 집에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고, 엄마도 얼마나 너를 힘들게 키웠는지 안다. 말로만 키워줘서 고맙다며 용돈 주는 게 다인 줄 아냐?"고 꾸중했다고.
A 씨는 "어머님을 말릴까 하다가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하고 집에 왔더니 남편이 미안하다더라. 그 이후엔 서툴지만 육아 도와주고 퇴근 후에 애 목욕시키고 젖병 소독하고 자잘한 집안일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머님이 엄청 잘해주시는 건 아니지만 상처 될 말 안 하시고 간섭 안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 너무 감사해서 조금 더 자주 찾아뵙고 싶더라"라고 고마워했다.
누리꾼들은 "그래도 이 집은 남편 반품당할까 봐 이 악물고 AS 해주네", "고부 갈등은 큰일 있어서 생기는 것보다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가 쌓여서 서운한 감정이 커지는 거다. 이렇게 챙겨주는 것도 참 감사하다", "이번에 어느 정도 남편이 깨달았다고 하니 절대 나서서 다 해주려고 하지 말고 힘든 티 더 내라", "반찬 싸 들고 무작정 찾아오고 살가운 척하는 시모보다 차가운데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시모가 낫다" 등 댓글을 남겼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