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역대 최연소 20세 합격자 "김앤장 퇴사, 통역대학원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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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샤'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사법시험 역대 최연소 합격자 박지원(33) 씨가 국내 최고 로펌인 김앤장을 떠난 뒤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16일 서울대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샤'에는 '20세 사법시험 합격자가 김앤장을 그만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1992년 3월생인 박 씨는 2012년 제54회 사법시험에서 만 20세의 나이로 합격해 8년 동안 김앤장에서 근무했다. 그는 역대 최연소 합격자라는 수식어에 대해 "저희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욕심이 과했던 거 같다. 한 해 일찍 학교를 들어간 거고 다른 최연소들이랑 똑같이 3학년에 붙었는데도 그보다 1년이 더 어려져 우연히 그런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누리게 됐다"고 했다.

김앤장에 입사한 이유로는 "로펌에 가야 가장 경제적으로 수입도 많고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 검찰은 생각 없었다. 크게 고민 없이 김앤장에 입사했다. 처음에 걱정이 되게 많았다. 어린 나이에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건데 너무 힘든 곳이라고 악명이 높았기 때문에. 듣던 대로 빡세더라. 악명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처음에 가서는 정말 늦게까지 일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성격상 스트레스를 되게 많이 받더라. 몇 년 동안 그렇게 시달리고 났더니 정신 건강도 좀 많이 안 좋아져서 중간에 잠깐 쉰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로펌에 있는 동안 되게 배운 것도 많고 결혼도 하고 로펌 다니면서 아기도 2명이나 낳았다"라고 전했다.

힘든 와중에도 8년이나 일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박 씨는 "삶의 다른 영역들에서 발전이 있다 보니까 회사 생활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또 집에 가면 귀여운 아기들이랑 시간 보내다 주말이 지나면 오히려 회사가 좋다는 식으로 밸런스를 꾸려갔다. 8년 정도 일을 했었는데 그때는 오히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높은 상태로 아쉽게 나왔다"고 했다.

퇴사 후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항상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평생 일을 해야 하는데 이런 마인드로 앞으로 30~40년을 더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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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샤' 갈무리)

우연히 통역사와 협업하게 됐고, 그로 인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박 씨는 "어릴 때부터 언어를 원래 좋아했다. 수학은 못 해도 국어는 잘했다. 언어를 잘한다고 어떤 직업을 할 수 있는지 대해서 알지도 못했고 한 번도 고민해 볼 계기조차 없었는데 딱 그 통역하는 걸 보면서 내가 저 길을 갔으면 저만큼은 아니더라도 되게 즐겁게 잘 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2022년 둘째 출산 후 집에 오자마자 우연히 서울에 4개밖에 없는 통번역대학원 입시 학원이 집 근처에 있는 걸 발견하며 운명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박 씨는 "강의를 하루에 3개씩 들으면서 열정이 불타올랐다. 너무 열심히 거의 고시 공부 때처럼 공부했던 것 같고 운 좋게 합격했다. 너무 좋아서 울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앤장을 퇴사하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돈 많이 받는 좋은 직장 다니고 있는데 내가 통번역대학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현타가 많이 오더라"며 "결국 결론은 먼 미래에 이걸 안 해봤던 나 자신이 후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해보고 정 안 되면 돌아오면 되지, 솔직히 인생에서 2년 별거 아닌데 왜 못 해봤을까 싶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눈 딱 감고 질렀고 지금은 정말 후회 안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씨는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을 향해 "즐겁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다. 몇 년 동안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시간을 보냈는데도 잘 모르겠다면 남들 가는 길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걸 만났을 때 뭔가 과감하게 갖고 있던 걸 던지고 해볼 수 있는 용기만 가지고 있으면 궁극적으로는 졸업하고 내 인생, 직장을 찾지 못하더라도 20, 30년 뒤에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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