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절연했던 친오빠와 화해 후 조카를 챙겨주자, 자기 애가 첫 조카 아니냐며 서운해하는 친구 때문에 곤란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네 아기 선물, 어디까지 해주는 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먼저 A 씨는 "친구와는 고등학교 때 같은 무리에서 놀았으나 그렇게 친하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지면서 고향에 남은 건 우리 둘뿐이라 종종 연락해서 안부 묻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친구 결혼식에 혼자 참석해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냈고, 친구가 임신했을 때는 5만 원대 영양제를 선물했다고. 또 친구 딸 돌잔치에 참석해 30만 원짜리 금반지를 줬다고 한다.
이에 반면 A 씨는 비혼이라 돌려받을 게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게까지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금반지를 해준 건 친구 중 첫 결혼이고 첫아기였고, 제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 때라 정말 좋은 마음으로 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제겐 쌍둥이 오빠가 있고, 고등학생 때 절연해 8년 가까이 서로 얼굴도 안 보고 연락조차 안 하고 살았다"라며 "당연히 결혼식에도 가지 않았고 결혼했다는 것도 한참 뒤에 전해 들었다. 새언니가 임신하고 출산한 것도 몰랐다"고 가족사를 밝혔다.
그러던 중 부친 건강이 악화하면서 '아빠 돌아가시기 전까지 가족 행사에 참석하고 표면적으로 남들이 손가락질하지 않게 부모 봉양하며 잘 지내자'는 합의를 봤다고.
A 씨는 "그때가 아마 조카가 두 살쯤 됐을 때다. 아기 안 좋아하고 관심도 없지만 그래도 오빠랑 다시 남매로 지내기로 했고 어쨌든 고모가 됐으니 챙기기로 했다"라며 "현재 5세인 조카는 1년에 3번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때만 챙겨주고 있다"고 했다.
그때쯤 친구가 어린이 장난감 가게를 개업했다며 "장사가 잘 안되니 홍보해달라고 해서 홍보지 디자인도 무료로 해줬다. 마침 조카도 챙겨야 하니 친구네 가게에서 팔아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매년 3개씩 구매했다. 인터넷 최저가로 사면 더 저렴한데 몇십만원 차이 나는 게 아니니 이왕이면 친구 가게에서 돈을 썼다"고 말했다.
그렇게 A 씨는 종종 친구에게 연락해 장난감 포장을 부탁하고 계좌이체 해왔는데, 어느 날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서운하다"고 토로한 것.
친구는 "친조카 선물 사면서 우리 애 생각은 한 번도 안 났냐? 너한테 첫 조카는 우리 애 아니냐? 네 오빠랑은 화해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랑은 오랫동안 친하지 않냐"면서 "네가 우리 애한테 스스로 '이모'라고 칭하며 이모 역할 잘 해주지 않았느냐. 근데 네 오빠랑 화해한 이후에 그 조카 생일, 어린이날은 다 챙겨주면서 우리 애는 완전히 잊은 것 같아 서운하다. 친조카 거 사주면서 우리 애도 한 번쯤 챙겨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에 당황한 A 씨가 "내가 친구들 애들까지 다 챙길 순 없다. 친조카는 의무적으로 챙기는 거다. 난 결혼을 안 할 거라 돌려받지 못하는 거 너도 알고 있지 않냐"고 따지자, 친구는 "네가 우리 애 안부도 안 묻고 안 놀러 오길래 서운해서 그랬다"며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A 씨는 "아무리 제가 오빠랑 화해한 지 얼마 안 됐어도 저랑 피가 섞인 친조카이고, 친구 조카는 남인데 뭐지 싶었다"라며 "제가 아쉬워서 연락하고 싶은 사이까진 아니지만 괜히 마음이 찝찝하고 너무 정 없게 말했나 싶기도 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친구네 아이가 좀 더 어릴 땐 친구가 면허 없어서 같이 데리고 꽃구경도 가고 공원도 갔다. 그렇게 좀 챙겨주다가 이제 안 챙겨주니 서운한가 싶다가도 그럼 전 대체 언제까지 챙겨줘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되레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제가 친구 가게 매상 올려주는 거로 충분하다 싶은데 언제까지 챙겨줘야 하냐.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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