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순댓국 속 순대를 뺏어 먹는 예비 남편의 모습에 결국 파혼했다는 사연에 누리꾼들이 "잘했다"고 위로했다.
A 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순댓국 때문에 주말에 예비 신랑에게 파혼 통보하고 마음 정리 중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제 친구들은 '애도 아니고 고작 그런 거로 파혼하냐?'고 배 잡고 웃길래 공감받고 싶어서 글 쓴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파혼 원인이 단순히 순댓국 때문만은 아니라며 "연애하면서 싸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만나온 정이 있으니까 눈감고 모른 척 합리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 주말에 오랜만에 순댓국을 같이 먹는데 저도 남자 친구도 순대를 좋아한다. 남자 친구는 순댓국이 나오면 순대부터 골라 먹는 스타일이고, 저는 좋아하는 건 아껴먹는 스타일이라 나중에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남자 친구는 평소대로 순대부터 먹었고, 다 먹은 뒤 아무 말도 없이 A 씨의 뚝배기에 있던 순대를 쏙 집어 먹었다고 한다.
A 씨가 당황하자, 남자 친구는 "순대 안 먹길래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씨가 "아껴 먹는 거다. 나도 순대 좋아한다"고 하자 남자 친구는 "아껴먹는다고 말 안 해서 몰랐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되지 순대 하나에 이렇게 몇 마디 주고받을 일이냐"면서 웃어넘겼다.
A 씨는 "순대가 아니라 배려의 문제다. 적어도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는 게 매너 아니냐. 내가 아껴먹는다고 미리 말할 게 아니고 네가 물어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남자 친구는 "순대 하나에 무슨, 평소에 순대 많이 못 먹어봤냐? 순대 하나 덜 먹어서 억장이 무너지냐"고 비꼬았다.
결국 A 씨는 남자 친구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면서 "집 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고 파혼했다. 고작 순대 한 알 뺏겨서가 아니라 그 작은 행동 하나가, 고작 순대 한 알만큼조차 날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 힘든 결혼생활 동안 서로 배려하고 의지하면서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A 씨는 "결혼하고 살다 보면 서로 힘든 일 있더라도 맛있는 거 상대방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고, 서로 입장 바꿔 생각하며 챙겨주고 알콩달콩 사는 게 부부 아니냐"면서 "그런데 이 사람은 그렇게 배려하고 나누는 부부가 절대 못 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껴먹으려고 안 먹고 남겨놨다는 내 말에 사과하면 그만인 건데, 아껴먹는 중이라고 미리 말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며 본인 잘못 인정 안 하고 탓하고 절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갈등 해결 방식도 배우자로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남자 친구가 '순대 사주면 되는 거 아니냐. 순대를 한 박스 사줄 테니 적당히 자존심 세우고 못 이기는 척 굽히는 맛이 있어야 현명한 여자'라고 연락해 온다. 제가 유치한 거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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