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고립·은둔청소년 10명 중 7명이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 이상이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 적이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25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0월 실시한 고립·은둔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9~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링크(URL, QR코드)를 통한 자기응답식으로 이뤄졌다. 전국 규모로는 첫 조사다.
고립은 사회관계자본이 부족·결핍상태이고 외출빈도가 낮거나 없는 상태, 은둔은 사회관계자본이 결핍상태이고 외출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1차 조사 결과 응답을 완료한 1만9160명 중 5484명이 고립 은둔 판별 대상자로 선정돼 2차(본조사) 대상이 됐으며 이 중 2139명이 최종 응답했다.
1차 조사 1만9160명 중 고립청소년은 12.6%, 은둔청소년은 16.0%가 나왔다. 고립·은둔 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4.76점(10점 척도)으로 비해당 청소년 삶의 만족도 7.35점 대비 현저히 낮았다.
고립 은둔 청소년의 최근 2주 동안 가족·친척 또는 친구·지인과 대화 경험 없음이 각각 8.3%, 5.6%로 비해당군의 1.9%, 0.8%보다 높았다.
2차 조사 응답자 2139명 중 현재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5.8%다. 연령별로는 9~12세 41.7%, 13~18세 50.5%, 19~24세 61.7%로 나타났다.
고립·은둔을 벗어나기 위해 주로 한 시도로는 일이나 공부를 시작함(52.6%)과 취미활동을 했음(50.6%)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에 검색'이 35.6%, '심리상담을 받음'이 34.1%, '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를 받음'이 30.3%, '가족이나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함'이 17.9% 순으로 나타났다.
2차 조사 응답자 2139명 중 71.7%가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고립·은둔을 벗어나기 위해 도움 받은 경험이 없는 경우 주된 이유는, 도움받기를 원하지 않아서가 50.6%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어 도움을 요청할 만한 곳을 몰라서가 20.2%, 비용이 부담돼서가 8.0%, 도움받을 만한 지원 기관이 없어서가 6.3% 순이다.
'필요한 도움'으로는 눈치 보지 않고 들러서 머물 수 있는 공간 79.5%, 경제적 지원 77.7%, 혼자 하는 취미·문화·체육활동 지원 77.4%, 진로활동 지원 75.1%, 일상생활 회복 지원 70.0% 순으로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6일 가재울청소년메타센터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방안 토론회(포럼)'를 공동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현장 및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사례를 공유한다.
여가부는 지난해 총 309명의 고립·은둔 청소년과 그 가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이뤄졌으며 올해는 지난해 현장에서 호응도가 높았던 고립·은둔 청소년의 부모(보호자)에 대한 상담과 자조모임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회복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탈고립·은둔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사결과 제시된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많은 청소년을 위한 자립, 심리·정서적 지원, 탈고립·은둔을 위한 활동 자유공간 확충 방안 등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황윤정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고립·은둔 청소년을 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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