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큰 규모로 확산된 건 '남고북저' 기압 속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산림청 실시간 산불 정보에 따르면 전날 산불은 경기 6건, 울산 1건, 대구 2건, 광주 2건, 강원 1건, 충북 1건, 경북 5건, 경남 4건, 전북 3건, 전남 4건 등 총 29건 발생했다.
23일에도 오전 9시 55분 경상남도 진주시 금산면에서 산불이 발생해 진화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21일에는 대전 1건, 강원 1건, 경남 2건, 전남 1건, 전북 1건 등 6건이 발생했다.
특히 경남 산청·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군에서는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산불 지속시간이 24시간 이상 이어진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화재 진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산불은 인위적 요인에 의해 주로 일어나 날씨가 산불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상 조건에 따라 산불의 발생과 확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주말은 남쪽엔 고기압, 북쪽엔 저기압이 자리하며 대기가 매우 건조해져 산불 등 각종 화재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의 23일 5시 기준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말 동쪽 지역 대기가 건조한 현상의 원인은 기압계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제주도 남쪽 해상에 고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그 가장자리로 따뜻하고 건조한 서풍이 유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서풍이 산맥을 넘어가면 공기 중 수증기가 탈락해 산맥을 넘어가기 전보다 고온 건조해진다.
이와 같이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를 때는 차고 건조해졌다가 정상을 넘어서 내려가면 산 아래 지역에서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것을 '푄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전날 서해안 쪽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 습도는 25% 이하를 기록했다.
경북 경산, 영덕, 울진, 포항, 경주와 군위를 제외한 대구 지역에는 건조경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강원, 충북, 전북 대부분 지역과 건조경보가 발효된 지역을 제외한 경북 모든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가 35% 이하가 2일 이상 계속될 때 발효된다. 25% 이하의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하면 건조경보로 강화된다.
당분간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산지 시속 70㎞ 안팎)인 강바람이 불 전망이라 산불, 담배꽁초 불씨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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