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우리 뚜기는 아빠 껌딱지예요. 아빠가 씻으면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아빠 올 시간이 되면 문 앞에서 기다리는 똑순이랍니다."
뚜기를 소개하는 보호자의 말에서는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보호자만 곁에 있으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고, 같이 사는 강아지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귀여운 질투까지 하는 뚜기. 평범한 반려견처럼 살아가고 있는 뚜기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지혜 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천안에서 한 견주가 반려견의 피부를 도려내 내장형 인식칩(등록칩)을 제거한 후 유기한 사건이 발생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그 사건 속 강아지가 바로 뚜기였다.

뚜기의 전 주인은 끔찍한 유기를 두 번이나 저질렀다. 처음 뚜기를 버렸을 때는 인식칩 때문에 보호소에서 연락을 받았고, 반려견을 되찾아갔다. 그러나 며칠 후, 그는 뚜기의 생살을 찢어가며 인식칩을 제거한 뒤 다시 인적 드문 곳에 버렸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무려 9년 동안이나 뚜기를 키웠다는 점이다.
다행히 지난해 2월, 뚜기는 지혜 씨 가족의 둘째 강아지로 입양됐다.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뚜기의 몸과 마음의 상처는 점차 아물었고, 새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지혜 씨는 큰 시련을 겪었어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아 '뚜기'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지혜 씨는 "이미 유기견이었던 푸들 몽실이를 첫째 반려견으로 키우고 있었기에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며 "뉴스를 통해 뚜기의 사연을 접하고 사람의 잔인함에 분노하면서도, 우리 가족이라면 몽실이처럼 사랑으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령견 두 마리를 돌보는 데 부담도 있었지만, 반려견이 우리 가족에게 주는 행복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에 입양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입양 초기, 뚜기는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지혜 씨 가족은 낯선 사람의 방문을 자제하며, 뚜기가 불안감을 해소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그 결과, 뚜기는 점차 마음을 열었고, 지금은 아빠 껌딱지로 변신해 매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뚜기는 몽실이와 함께 동네 치안을 지키는 반려견 순찰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몽실이와 뚜기는 서로 살갑게 지내지는 않지만, 싸우거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공존하는 중이다. 특히 첫째 몽실이가 늘 양보하며 뚜기를 배려한다고 한다.


지혜 씨는 "몽실이와 뚜기 덕분에 집 안에 늘 웃음이 가득하다"며 "유기견도 충분한 사랑을 받으면 이렇게 사랑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몽실이와 뚜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 코너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브랜드 어반포즈와 함께합니다. 사연이 채택된 강아지 보호자에게는 수의사가 직접 설계한 영양보조제(영양제) '닥터 헤리엇', 영양제와 덴탈츄를 결합한 '닥터 뉴트리코어' 등을 선물로 드립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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