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기사 남편, 자녀 앞 대기업 다니는 아내에 '공순이'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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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반도체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에 대해 자식들에게 "엄마는 공순이"라고 비아냥대는 남편이 거슬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편이 자꾸 직업 가지고 비아냥거린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반도체 대기업 전임직으로 교대근무 한다며 "올해로 15년 차다. 라인 및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는 직업"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남편은 주간 근무 서비스직이고, 운전을 주로 해야 하는 직업"이라며 "자식들이 '엄마는 무슨 일해?'라고 물으면 남편이 자꾸 '네 엄마는 공순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A 씨가 "애한테 왜 그런 식으로 말하냐"고 따지자, 남편은 "맞잖아. 공장 일하잖아"라면서 자식들한테 "너도 공부 못하면 엄마처럼 공장 다니고 교대근무 한다"고 아내의 직업을 깎아내렸다.

A 씨는 "한 달에 한 번은 저런 소리 듣는다. 애들 앞에서 저 무시하는 발언 해서 그런지 애들이 저한테 '엄마는 이것도 모르잖아' 하면서 (남편처럼) 똑같이 그러더라"라고 속상해했다.

이어 "자기는 고작 정수기 설치하면서 뭐 그리 잘났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연봉은 거의 두 배 차이인데 제가 남편한테 무시당할 입장이냐? 도통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순이, 공순이 그러는 게 신경 거슬리는데 저만 예민한 거냐"고 했다.

이 기업 전임직의 경우 장비 유지보수, 제조지원 업무, 품질 관련 시험 및 불량 검수 등 직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이 반도체 대기업은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노사 갈등을 겪다 기존에 확정한 기본급 1500% 규모의 성과급에 더해 자사주 30주를 격려금으로 추가 지급했다.

직장인들은 "자존감을 계속 짓밟는 사람이랑 어떻게 계속 사냐", "남편 자격지심이 큰 것 같다", "그만둔다고 해봐라", "성과급 나오거든 '네 아빠는 거렁뱅이 회사 다녀서 이런 거 안 나온다'고 해줘라", "애들 앞에서 배우자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가르쳐도 모자랄 판에 대놓고 무시하네", "돈 못 버니까 열등감 폭발했나 보다"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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