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세입자한테 돌려줘야 할 전세금을 주식 투자로 날렸다며 조언을 구하는 글에 누리꾼들이 분노했다.
자동차 회사에 재직한다고 인증한 A 씨는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빚 1억8000만 원 조언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26년 2월까지 세입자한테 돌려줘야 할 금액이 1억8000만 원인데 주식 투자를 잘못해서 그 돈이 다 없어졌다"며 "세입자로부터 결혼해서 나가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법적인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사례하겠다"라며 "아니면 솔직하게 세입자한테 말하고 월급 받으면 조금씩 준다고 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해 성과급이 최소 1억원 받을 수 있을까. 그거 못 받으면 저는 진짜 파산한다"며 성과급으로 전세금을 메꾸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대출받으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A 씨는 "그건 제가 피해가 너무 크다. 대출 이자가 감당 안 된다. 버틸 수 없다"며 "대출 말고 다른 방법을 제시해달라. 요새 대출도 잘 안 나오지 않나"라고 답했다.
'집을 팔라'는 댓글에는 "그건 싫다"고 딱 잘라 말했다. '다음 세입자를 받아라'라는 조언에는 "일단 이렇게 해봐야겠다. 이거 말곤 방법이 없구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A 씨는 "제가 (전세금을) 안 주겠다는 게 아니지 않냐. 재판 보면 '안 줄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니까 무죄 나오더라. 피할 생각 없었고 지금 돈이 없어서 못 주는 거다. 있으면 줬을 것"이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한 누리꾼은 "윤석열 화법이냐? 계몽령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다"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이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으면 내용증명 처맞고 집 경매 넘기면 된다. 심플하지? 그때쯤 돼야 '대출받아야 되는 구나' 싶을 것"이라고 비꼬자, A 씨는 "합법적으로 그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간 이식 보통 1억 정도 한다. 간은 잘라내도 다시 자란다. 간이식은 아산 병원이 잘한다", "전세 사기로 몰려서 징역 살기 싫으면 대출받든가 집 팔아라", "욕도 아까운 인간", "남의 돈 받아놓고 못 주겠다는 건 범죄다" 등 공분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전세 퇴거 대출 받아서 주고 다음 세입자 보증금으로 일단 막아두는 게 최선이다. 대출 자체를 안 받겠다고 하면 답이 없다. 세입자가 임차권 등기 거는 순간 너는 나락으로 가는 거다. 다음 세입자 자체가 막히니 무조건 강제 경매 처분받을 것"이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A 씨가 컨셉 같지만 아닐 거다. 나도 작년에 소송해서 6개월 만에 (전세금) 돌려받았는데, 집주인들 돈 나올 구멍 있다. 손해 보기 싫어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세입자에게 손해 전가하는 것"이라며 "내가 선 순위여도 나보다 개처럼 집주인 쪼던 세입자는 두 달 더 먼저 (전세금) 받고 나갔다. 집주인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건물은 안 팔았다"고 사례를 공유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