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극단 결심, 그다음 날 받은 선배 카톡…"휴가 갈 건데 대타 좀"

본문 이미지 - 고(故)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극단 선택을 시도한 지난해 9월 6일 방송에 출연한 모습. (MBC 갈무리)
고(故)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극단 선택을 시도한 지난해 9월 6일 방송에 출연한 모습. (MBC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지난해 숨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가 첫 번째 극단 선택을 시도한 다음 날 선배 기상캐스터로부터 '근무 대타'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버 이진호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에서 오 씨와 선배 A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살펴보며 "당초 좋은 관계를 이어갔지만, 2023년 6월 11일 이후부터는 일에 대한 사담보다 지적과 대타 문제가 더욱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7일 오 씨에게 "안나야, 혹시 추석 때 근무 한 번 더 할 수 있어? 지쳐서 휴가 가고 싶은데 봄에 써서 쓰지를 못한다. 대신 안나 길게 휴가 가고 싶을 때 내가 할게"라고 부탁했다.

이에 오 씨는 "네 가능하다. 서울에 있어서 광주도 안 내려간다. 선배님 토요일도 맡기셔라. 국장이 허락만 한다면 저는 다 괜찮다. 어차피 집도 근처고 부담 없다"고 화답했다. 이어 "뭐든 저는 다 좋다. 맡겨만 달라. 목숨 걸고 펑크내지 않고 해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A 씨는 "정말 고맙다. 맛있는 걸로 밥 먹자"고 인사했다. 오 씨는 "선배님, 더 맡겨주셔도 된다. 선배님 따로 일하는 거 있다고 들었는데 그거 하시기도 벅차고 체력적으로도 힘드실 것 같다. 저는 대기조다. 집이 1분 거리니까 다 이야기해달라"고 응원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선후배 사이 대화 내용이지만, 문제는 이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다. 오 씨는 이 대화 하루 전인 6일 서울 가양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구출된 상태였다.

결국 오 씨는 A 씨가 부탁한 추석 근무를 하지 못했다. 1차 극단 선택으로 얼굴에 부상을 입은 오 씨는 같은 달 15일 두 번째 선택을 시도, 생을 마감했다.

이진호는 "오 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다음 날 A 씨로부터 대타 요청을 받은 것"이라며 "오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다음 날이지만, 이를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직장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은 3개월 뒤인 12월에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오요안나를 괴롭힌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인의 사망 원인과 진실 규명에 나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렌"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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