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여의도 일대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일부 시위 참여자들이 식당에서 밥을 얻어먹었다는 일화가 전해졌다.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 씨는 "어제 우리에게 있었던 일"이라며 식당에서 밥을 얻어먹은 일화를 그림으로 그려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지인들과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가 닭 한 마리를 먹으러 갔다. A 씨 일행은 식당에 손님들이 많아 기다리던 중, 식사를 하던 두 명의 남성으로부터 "저기 학생들, 혹시 시위 갔다 온 거예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A 씨는 "몸도 마음도 얼어붙은 상태였다. 젊은 사람들이 뭐 하는 거냐고 하실까 봐 겁먹었다"고 당시 속마음을 고백했다.
남성들은 "우리도 갔다 왔다. 화가 나서 좀 일찍 나왔다"면서 "젊은 학생들이 이렇게 참여해 주는 게 고마워서 그런데 아저씨가 밥 결제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A 씨 일행이 깜짝 놀라 "괜찮다"고 하자, 남성들은 "아니다. 아저씨가 정말 고마워서 그런다.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 앉아라. 우린 다 먹었다. 우리 어른들이 부끄럽고 미안해서 그런다. 먹고 싶은 거 골라라"라고 했다.
그렇게 남성들이 A 씨 일행의 식삿값을 모두 결제해 주고 갔다고. A 씨는 "아저씨 감사하다. 이 감정 기억하고 있다가 저희도 아저씨 같은 진짜 어른이 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비슷한 경험담을 전했다. 이 누리꾼은 "내가 시위 다녀온 사람처럼 보이나? 동네 지하철역 앞에 커피집 생겼길래 아이스아메리카노 사는데, 사장님이 지금 라이브 보고 계신다며 고생했다고 과자 챙겨주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옛날엔 시위 다녀온 티 나면 잡혀갈까 봐 숨겨야 했는데 이젠 자유롭게 시위하러 갔다가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음에 새삼 감사해졌다. 이게 다 민주화 운동으로 싸워주신 선배 시민분들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외에도 "집회 끝나고 밥 먹으러 간 식당에서 8만 원 정도 나왔을 텐데 다른 테이블 아저씨들이 '다음 집회 때 보자'면서 결제해 주셨다", "다 먹고 계산하려는데 식당 아주머니께서 사탕 한 움큼 쥐여주셨다", "양꼬치 먹으러 갔는데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돈 내주셨다", "사장님이 서비스로 막걸리랑 콜라 주시고 칼국수도 곱빼기로 주셨다" 등 훈훈한 사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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