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뿜고, 못 삼키고…불탄 '숲'의 이중 손실 [산불 뒤 청송]②

영남권 산불 온실가스 366만톤 배출…내연차 171만대 분량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엔 '기후 부채' 늘어난 셈

7일 주왕산국립공원의 한 봉우리 정상 부분이 '비화'에 의해 타버렸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7일 주왕산국립공원의 한 봉우리 정상 부분이 '비화'에 의해 타버렸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청송=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해 봄철(3~5월) 영남권 '괴물 산불'은 기후변화 대응도 후퇴시켰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탄소연구센터와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영남권 일대 약 4만8239ha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온실가스 약 366만톤(이산화탄소상당량톤)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부적으로는 이산화탄소가 324만 5000톤, 메탄 27만 2000톤, 아산화질소 14만 3000톤 등이다.

최민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2022년 산림의 온실가스 순 흡수량의 9.2%가량이며, 비철금속 업종의 연간 배출량, 내연기관 승용차 171만대가 뿜는 양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현재 잠정 산불영향구역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로, 향후 피해지 조사가 진행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숲이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할 것까지 감안하면 기존에 흡수됐어야 할 탄소마저 놓치게 된 셈이다. 피해 지역이 복원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이중의 기후 부채가 쌓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과 2035NDC 설정에 아픈 구석이다.

이런 탄소 피해뿐 아니라, 주왕산은 멸종위기 산양이 서식하고 희귀 식물과 조류가 다양하게 분포한 생물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숲의 파괴를 넘어, 한국 정부가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따라 수립 중인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에도 부담을 남겼다.

황폐해진 산불 피해지가 산림의 형태를 갖추는 데는 최소 10년, 생태적 안정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최소 100년 이상이 걸린다. 축구장 4900개에 해당하는 조림지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복구에는 수십 년이 걸릴 전망이다.

숲이 타는 속도에 비해, 그 피해를 막을 장비와 대응 체계는 여전히 제자리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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