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조롱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 진혜원 부산지검 부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34기)가 2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정재오 최은정 이예슬)는 16일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진 검사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게시 행위, 게시글의 감정 버튼을 누른 행위, 대댓글을 단 행위가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김 여사)가 '쥴리'라는 취지의 허위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는 공소사실 증명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하기 어려워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진 검사 측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에 대해 "1심에서 신청 및 각하돼 다시 신청하지 못한다"며 각하했다.
진 검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오히려 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주셔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진 검사를 대리한 전석진 변호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던 것 같은데 지나치다"며 "(진 검사가) 공소권 남용으로 4년 동안 엄청난 마음고생을 했다. 검찰 공소권 남용을 어떻게든 규제하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진 검사는 2022년 9월 자신의 SNS에 김 여사의 과거 사진을 올리며 "쥴리 스펠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라며 김 여사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글 말미엔 '매춘부'(Prostitute)를 연상케 하는 영어 단어 'Prosetitute'를 올리기도 했다.
SNS에 특정 정당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 2021년 3월과 4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부지 특혜 의혹 및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조형물 납품 의혹 등을 연상하게 하는 글을 올린 혐의도 있다.
진 검사는 영어 단어 'Prosetitute'가 검찰(Prosecutor)과 조직(Institute)을 합성한 자신의 신조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1심은 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진 검사의 신조어 주장을 받아들이는 한편, 사실 적시 및 이로 인한 사회적 가치 및 평가 저하라는 명예훼손죄 구성 요건 역시 성립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은 또 진 검사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게시해왔을 뿐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거나 투표를 권유하는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운동, 국가공무원법상의 정치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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