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홍유진 노선웅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에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엷은 미소를 띤 채 민주당 의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법원을 떠났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미소를 간간이 보이긴 했지만 긴장한 표정으로 서울고법에 출석했다. 짙은 남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정장 안에는 방탄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린 이 대표는 출입구에 도열을 맞춰 기다리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웃으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끝나고 하시죠"라고 짧게 대답한 뒤 곧장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먼저 선고되는데 어떤 입장이시냐'는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피고인석에 착석한 이 대표는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정면과 천장만을 번갈아 응시했다. 이따금 방청석을 쳐다보기도 했으나 취재진과 눈이 마주치면 금세 고개를 돌렸다. 양옆에 앉은 변호인들과도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오후 2시 5분쯤 법복을 갖춰 입은 판사들이 서울고법 312호 법정에 입정하자 이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묵례했다.
재판부가 약 91분 동안 판결문을 낭독하는 동안 이 대표는 시종일관 무표정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간혹 고개를 살짝 틀거나 자세를 고쳐 앉기도 했지만, 대부분 시간 동안 눈을 감은 채 부동자세로 선고에 귀를 기울였다.
오후 3시 36분쯤 재판장이 "주문.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라고 선고했을 때도 이 대표는 별다른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길 원하는지 묻자 이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라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대표는 선고가 끝난 뒤 90도로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한 뒤 재판부가 법정을 나설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서 있었다. 재판부가 법정을 나선 후에야 긴장이 풀린 듯 엷은 미소를 띠며 변변호인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법정을 나서면서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면서도 "한편으로 이 당연한 일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데 대해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2심 재판부는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와 '백현동 용도 변경'에 대한 발언 등을 1심과 달리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의원직 상실형이었던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이 대표의 대선 출마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향후 조기 대선이 실현될 경우 '사법 리스크'에 따른 짐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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