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국제형사사법 공조 절차에 따라 외국법원이 작성한 피해자 신문조서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18년 8월 29일 밤 10시경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회사 숙소에서 동료인 B 씨와 술을 마신 후 B 씨가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자, 술에 취해 아무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둘러 B 씨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B 씨는 한국 검찰에서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중국으로 출국했다.
1심은 B 씨의 진술조서 등을 근거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봤다. 다만 B 씨의 법정 진술 없이 조서를 그대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면서, 중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
피해자 진술조서는 당사자가 법정에서 기재 내용이 맞다고 진술해야 증거로 쓸 수 있다.
2심 재판부는 B 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임을 밝혔는데도 검찰이 연락처 등을 미리 확보해 두지 않는 등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할 수단을 마련해 두지 않았고, 1심 재판부가 사법공조를 통해 증인신문 실시 요청을 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당심이 요청한 형사사법공조 절차에 의해 중국 사법당국(길림성 고급인민법원) 주재하에 이루어진 피해자에 대한 신문 과정에서 피해자는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며 "상해진단서 내용과 다른 증거들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면서 A 씨에게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A 씨는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은 국제형사사법 공조법과 '대한민국과 중국 간의 형사사법 공조조약'에 따라 중국 사법부의 길림성 고급인민법원에서 실시한 피해자에 대한 신문기록을 증거로 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며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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